일본 기자도 놀란 조재영의 활약 “블로킹 전략 수정이 주효했다” [인터뷰 in 도쿄]

도쿄/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9-10 23: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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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은 국가대표팀에 왜 가지 않았나? 정말 좋은 선수 같다.” 조재영이 그레이트베어스와의 두 번째 연습 경기에서 일본 현지 기자도 놀라게 하는 활약을 펼쳤다.

10일 도쿄 무사시노 포레스트 스포츠 플라자에서 펼쳐진 대한항공과 도쿄 그레이트베어스의 연습 경기에는 일본 기자들도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자리했다. 필자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일본의 한 기자는 경기 도중 “대한항공 선수들 중 국가대표팀에 간 선수들이 있다고 들었다. 12번(조재영)은 국가대표팀에 왜 가지 않았나? 그는 정말 좋은 선수 같다”며 조재영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이처럼 현지 기자의 눈에도 띌 정도로 이날 조재영의 활약은 뛰어났다. 날카로운 서브와 빠른 공격, 첫 경기보다 탄탄해진 블록으로 제 몫을 다했다. 경기 종료 후 숙소로 이동해 <더스파이크>와 만난 조재영은 “첫 경기 때는 상대 속도가 너무 빨라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리딩만으로는 유효 블록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과 감각대로 블록 스텝을 한 발 빨리 밟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의 경기는 9일 치러진 경기와 달리 800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졌다. 물론 거의 모든 관중이 그레이트베어스의 팬이었다. 그러나 조재영은 “우리는 항상 팬 분들과 함께 하는 경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위축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재밌게 느껴졌고, 응원 소리를 들으니 더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는 다부진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국과는 달리 마루 재질의 바닥에서 경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넘어지면 좀 아프다. 다이빙 캐치를 할 때도 손이 코트 위에서 잘 안 미끄러지는 느낌이다”라는 후기를 전했다.

이날 조재영은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3세트 도중 이준과 충돌하며 잠시 코트 위에 쓰러진 것. 다행히 조재영은 빠르게 일어났고 남은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조재영은 “짧은 리시브를 받고 속공 점프를 떴는데, 시간차를 뛰려고 옆으로 빠져나가던 (이)준이가 공중에 떠 있는 내 다리를 건드려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허리가 살짝 삐끗했는데, 지금은 큰 문제는 없다”고 당시 상황 설명과 함께 상태가 괜찮음을 밝혔다.
 

그레이트베어스와의 두 경기를 통해 조재영은 무엇을 느꼈을까. 그는 “배구는 기본기 싸움이더라. 일본 선수들은 포지션 구분 없이 다들 기본기가 좋은 것 같다. 또 그레이트베어스가 하는 배구처럼 코트 위의 모든 선수들이 빈틈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혼전 상황에서도 다시 좋은 공을 올려서 새롭게 시작하는 배구를 우리도 익히고 싶어졌다. 여기서 우리가 많은 것들을 배워간다면 V-리그에서 상대 팀들이 우리를 더 힘들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는 자신의 솔직한 감상을 들려줬다.

이처럼 계속해서 발전과 성장을 원하고 있는 조재영은 지난 5월 바레인에서 치러진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클럽선수권에 이어 이번 일본 전지훈련까지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많이 치르면 그들의 다른 기술과 플레이를 보고 경험할 수 있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요령도 더 생기고, 여유도 가질 수 있다”며 지금의 시간들이 자신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배구 외적으로도 일본에서의 시간은 너무 좋다. 원래도 여행을 자주 왔던 나라라서 음식도 입에 잘 맞고, 생활에도 불편함이 전혀 없다”며 밝게 웃은 조재영은 “이번 시즌에는 준비 잘해서 아프지 않고 재밌는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4번째 우승을 꼭 이루기 위해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씩씩한 인사를 건넸다. 도쿄에서의 경험으로 또 한 뼘 성장한 조재영이 V-리그에서 보여줄 활약이 궁금해진다.

사진_도쿄/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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