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 기리는 등번호, 이시우 “56번은 내게 특별하다”

천안/이보미 / 기사승인 : 2023-07-27 00: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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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이시우는 2023-24시즌에도 등번호 56번을 달고 뛴다.

이시우는 지난 시즌부터 등번호 56번과 함께 코트 위에 올랐다. 새 시즌에도 변동이 없다. 그만큼 이시우에게 56번은 의미있는 숫자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리는 마음에서 56번을 택했다.

한국배구연맹은 2022-23시즌부터 등번호를 확대했다. 1번부터 20번까지가 아니라 99번까지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선수들의 다양한 등번호 스토리가 전해졌다. 이시우도 그 중 한 명이다.

지난 26일 천안의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이시우는 “처음에 등번호가 99번까지 풀린다고 해서 고민을 했다. 아버지가 1956년생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잊혀지는 것 같아서 배구를 하면서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56번을 달았다. 그래서 내게 56번은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는 자상하고 가정적인 분이셨다. 어릴 때 운동하면서 힘든 시기에도 아버지가 손편지를 직접 쓰셔서 숙소로 보내주시곤 했다. 좋은 추억이 참 많다”면서 “56번 유니폼을 입고 뛰면 아버지도 더 생각나고, 더 자신 있게 배구를 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시우는 성균관대 시절 등번호 14번을 가졌고, 프로 입단 후에도 14번이었다. 이후 외국인 선수 파다르, 다우디 등에게 양보를 하면서 3번을 달기도 했고, 국군체육부대에서는 17번이었다. 이시우는 “이제 56번은 뺏기지 않겠다. 이 번호로 끝까지 선수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하며 웃었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이시우다. 그는 “올해 휴가 때도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는 친구들 만나는 시간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아니다”면서 “친누나랑도 친구처럼 지낸다. 누나가 격려를 해주기도 하고, 질책할 때도 있다. 조언도 잘 해주고 멘탈 관리도 도와준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1994년생 이시우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 지명을 받았고, 어느덧 7번째 V-리그를 앞두고 있다. 군 복무도 마쳤다. 지난해 11월 전역해 2022-23시즌 도중 팀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교체 투입돼 제 몫을 해냈다. 물론 플레이오프 2차전 5세트 결정적인 순간 리시브를 놓쳤고, 팀도 패하면서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낸 바 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3차전 승리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 가운데 이시우는 포스트시즌에만 6경기 24세트 출전, 26득점을 기록했다.

그날의 눈물은 이시우에게 오히려 약이 됐다. 이시우는 “원포인트 서버가 아닌 다른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크나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며 힘줘 말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확신의 목소리였다. 프로 세계의 냉정한 생존 경쟁 속에서도 이시우의 도전은 계속된다.

사진_천안/이보미 기자, 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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