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경기 진행·박진감 넘치는 랠리, V-리그도 FIVB 방향성 따른다

상암/이보미 / 기사승인 : 2023-07-12 23: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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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배구 V-리그도 국제배구연맹(FIVB)의 방향성에 따라 빠른 경기 진행과 박진감 넘치는 랠리를 이어가고자 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1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2023 KOVO 심판아카데미를 실시 중이다. V-리그 전문위원 10명과 심판 30명으로 총 40명이 참가하고 있다. 14일까지는 심판들의 경기 준비 방법과 행동수칙부터 FIVB 2021-2024 주요 규칙, 로컬룰과 비디오판독 규정 등을 주제로 한 이론 교육이 진행된다. 이후 실기교육을 끝으로 심판아카데미가 마무리된다.

12일에는 강주희 신임 심판위원장이 FIVB 주요 규칙에 대해 오전, 오후 교육을 진행했다. 볼 핸들링, 위치 반칙, 오버네트, 스크린, 네트터치, 주심 셀프 비디오 판독, 팀 태블릿 관련 사항, FIVB의 8초 서브 클락 운영 등 20개의 소주제에 대해 다뤘다.

강 위원장은 올해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대회, 남자대회 심판 배정을 받고 직접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왔다. 그는 “FIVB 규칙과 그 기준에 맞추려고 한다”면서 “FIVB에서는 랠리가 늘어지면 지루하기 때문에 빠른 경기를 진행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랠리가 빨리 끝나도 안 된다. 랠리가 많아져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나온다”며 FIVB의 방향성에 대해 전했다.

실제로 FIVB는 작년부터 VNL에서 서브 8초룰을 강화했다. 주심은 랠리 종료 휘슬 이후 7초 이내에 서브 휘슬을 불어야 하고, 선수들은 8초 서브 클락에 따라 8초 안에 서브를 시도해야 한다. 세리머니를 할 시간도 없다. 선수들은 바로 다음 랠리 준비를 해야 한다.

올해도 주심, 부심 2명이 코트 위에 올랐다. 비디오 챌린지 요청 항목 중 인/아웃이 사라진 것도 눈길을 끌었다. 주심 앞에 놓인 태블릿PC를 통해 랠리가 끝난 뒤 약 1초 만에 인/아웃 판정을 확인할 수 있다. FIVB도 이를 통해 세트당 약 4분의 시간 단축을 노렸다. 경기장 네트워크 사정에 따른 지연도 곳곳에서 발생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감이 큰 시도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 FIVB는 유스대회에서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서브 리시브 시도시 오버핸드 토스를 하면 반칙이다. 강 위원장은 “실제로 바레인에서 열리고 있는 U21 남자대회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부분이다. 서브 리시브를 할 때 오버핸드 토스를 하면 더블컨택 반칙이 적용된다”면서 “유럽 배구의 경우 신체적 특성상 오버핸드로 보다 정확한 리시브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세터가 그냥 공을 넘기는 등 랠리가 빨리 끝날 수 있기 때문에 FIVB에서 새롭게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인 대표팀이 출전하는 대회에도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론 교육 과정에서 심판들과 조율이 필요한 사항도 있었다. 새 시즌 적용할 규정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는 V-리그 14개 구단 감독들의 기술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그 중 하나는 두 번째 이단토스 상황에서의 더블컨택 판정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두 번째 이단토스 상황에서 더블컨택 기준을 낮게 잡겠다는 심산이다. 블로킹 후 안고 떨어지는 공의 경우에도 선수 의도가 반영된 액션이 없다면 연속 동작으로 보려고 한다.

또 강 위원장은 “볼 핸들링에 대해서는 해외 각 팀이나 감독, 단체 등등 전 세계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FIVB 고민의 흔적도 엿볼 수 있었다. FIVB는 작년 VNL부터 V-리그처럼 터치아웃 상황에서 마지막 터치가 누구인지 비디오 챌린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이전까지는 주심의 캐치볼 기준에만 따랐다. 올해 VNL에서는 마지막 터치를 확인하고자 하는 비디오 챌린지 요청도 잦았다.

아울러 유럽 선수들의 두 손 공격 장면도 종종 나온다. 강 위원장도 이를 짚고 넘어갔다. “높이나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이 두 손을 자주 쓴다. 트렌드다. 국내에서도 두 손으로 공격하는 선수들이 있다. 캐치볼 기준으로 판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히트가 아닌 공을 잡아서 던지는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다.

경기 지연 관련해서도 “국제대회에서는 경기 진행하는 데 있어 끊김이 없다. 선수 교체도 심판이 직접 눈으로도 확인하고, 태블릿으로도 체크한다. 선수가 앞에서 교체를 기다리는 일이 없다. 심판의 제재 없이 빠르게 진행된다. 역동적일 수밖에 없다. 심판들의 융통성 있는 경기 운영도 필요하다”면서 “V-리그에서도 물론 불법행위를 한다면 카드를 꺼내겠지만, 이게 아니라면 경기 지연 관련 부당한 요구로 인한 제재는 자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신 교육에 참석한 심판들과 함께 선수 교대와 타임아웃, 비디오 판독 요청 받아주는 시점 등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며 논의를 했다.

끝으로 강 위원장은 “FIVB에서는 심판이 아닌 선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 중에도 심판이 보이지 않게끔 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 기계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며 힘줘 말했다.

KOVO는 최근 기존의 경기운영본부를 운영본부로 개편, 김세진 신임 운영본부장과 박주점 신임 경기위원장, 강 위원장을 선임했다. 김세진 운영본부장도 심판아카데미에 앞서 “차기 시즌 원활한 리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FIVB의 방향성에 따라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_상암/이보미 기자, 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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