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빠른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세계의 벽 앞에서 신장의 한계도 드러났다.
일본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대회 초반 8연승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4연패를 기록하면서 8승4패(승점 25)로 예선 라운드 5위를 차지했다. 파이널 라운드 8강 상대는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의 철벽 블로킹에 당하며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태국 역시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선전을 펼쳤다. 5승7패(승점 15)로 8위 기록, VNL 첫 파이널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태국의 8강 상대는 파이널 라운드 개최국인 튀르키예였다. 높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8강에서 우승 도전을 멈춰야만 했다.
두 팀 모두 3명의 측면 공격수를 고루 활용하며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리고자 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효과적인 서브와 함께 윙스파이커 3명이 에이스로 나섰다. 고가 사리나와 지난 시즌 일본리그 MVP 이노우에 아리사, 하야시 고토나가 주로 기용됐다. 이 외에도 윙스파이커 자원은 풍부하다. 도쿄올림픽 멤버 이시가와 마유, 대학생 신분의 사토 요시노 등을 투입하면서도 팀 플레이를 유지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도 뒷받침했다.
태국도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를 했지만, 아포짓 코크람 핌피차야와 윙스파이커 목스리 찻추온, 콩얏 아차라폰이 공격 균형을 이뤘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 템포를 보인 일본과 태국이다. 여기에는 맹점도 있다. 코트 위 선수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아닌 하이볼이 올라왔을 때 개개인의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높이의 열세가 두드러지는 순간이다.
일본은 브라질과의 8강 맞대결에서 팀 블로킹 6-16을 기록했고, 태국도 튀르키예의 195cm 아포짓 카라쿠르트, 198cm 미들블로커 귀네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팀 블로킹에서 4-10으로 차이가 컸다.
일본 ‘TBS’에 따르면 고가는 브라질전이 끝난 뒤 “1, 2세트는 괜찮았는데 경기 후반에 흔들렸다”며 “우리는 신장이 작은 편이다. 코트 위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서로 집중력을 높이면서 9월 세계선수권까지 더 강한 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세터 마츠이 다나키는 “마지막 4세트에서 사이드 아웃이 되지 않았다. 세터의 책임이다”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태국도 마찬가지다. 다나이 감독은 태국 ‘꼼찻륵’을 통해 “이번 대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빠른 플레이는 칭찬한다. 발전해야할 점도 있다. 높이가 좋은 팀을 만났을 때 더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라며 패배를 곱씹었다.
4강행 티켓을 놓친 일본과 태국이지만 소득은 크다. 올해 9월 네덜란드-폴란드 공동개최의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충분한 실험과 모의고사는 마쳤다. 현재 FIVB 세계랭킹 7위 일본과 14위 태국은 나란히 2024년 파리행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_FIVB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