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다! VNL행 티켓 노리는 카타르·튀르키예·튀니지·쿠바②[챌린저컵]

김희수 / 기사승인 : 2022-07-26 23: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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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VCC)에 개최국인 한국을 포함해 쿠바, 튀니지, 튀르키예, 카타르, 칠레, 체코, 호주까지 총 8개 팀이 참여한다. 2018년 VNL 이후 4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남자배구 국제대회인 만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는 국가에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이 주어지는 만큼 각 국가별 최정예 멤버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구 팬들에게는 세계 각지에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총 2편에 걸쳐 개최국 한국을 제외한 7개 팀에 대해 분석했다. FIVB 세계랭킹 역순으로 호주, 칠레, 체코편에 이어 카타르, 튀르키예, 튀니지, 쿠바에 대해 알아본다.

▲ 카타르, 뿌리는 다르지만 하나 돼 우승을 노린다
-FIVB 랭킹 21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출전 이력 없음
: VNL 출전 이력 없음
: VCC 출전 이력 없음

카타르 대표팀 명단에는 주포 니콜라 바시치를 비롯해 헤난 리베이루, 보얀 주키치 등이 포함돼있다. 유럽이나 남미에서 볼 법한 이름들이다. 이들은 각각 세르비아·브라질·몬테네그로에서 귀화한 선수들로, 이들 외에도 카타르는 귀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모두 카타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모두 카타르 국가대표라는 타이틀 아래 VCC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주목할 선수는 모하메드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카타르는 타이페이에서 열린 2018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대회의 MVP와 베스트 미들블로커를 모두 석권한 선수가 바로 이브라힘이다. 206cm의 신장과 순발력을 활용해 공격수가 뜨는 것을 보고 코스를 틀어막는 엇박자 블로킹에 능하며, 묵직한 속공 능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이브라힘은 매우 빠르고 낙차가 큰 서브를 구사하는데, 이브라힘의 연속 서브로 세트 분위기를 순식간에 휘어잡는 장면은 카타르의 경기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카타르를 상대하는 팀들이 이브라힘의 서브를 사이드 아웃 하는 것은 주된 과제다.

2021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의 아시아선수권에서 카타르는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앙의 이브라힘과 아웃사이드 히터 바시치, 아포짓 유세프 우글라프가 모두 위협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카타르는 코트 어디서든 점수를 뽑아냈다. 한편 일본과 중국 등을 상대로 패배한 경기에서는 랠리 중 수비 집중력 문제를 드러냈다. 중국과의 경기 1세트에서 중국이 27-26으로 앞선 세트 포인트 상황에 바시치가 평범한 서브를 터무니없이 받으며 순식간에 세트를 내준 장면은 카타르의 수비 집중력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준 장면이었다. 빼어난 공격과 의문부호가 붙는 수비가 공존하는 팀이다.

▲ 튀르키예, 여자배구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
-FIVB 랭킹 17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출전 이력 없음
: VNL 출전 이력 없음
: VCC 1회 출전, 최고 순위 4위(2019 류블랴나)

배구 팬들에게 튀르키예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자배구 대표팀일 것이다. 에다 에르뎀, 제흐라 귀네슈 등의 스타들을 필두로 올림픽 5위와 VNL 2위 등의 성과를 낸 여자배구 대표팀에 비해 남자배구 대표팀의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남자팀 역시 유럽배구연맹(CEV) 유럽 골든 리그에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4번의 대회 동안(2020년 대회 취소) 차례대로 3위, 2회 연속 1위, 2위를 기록하는 등 저력 있는 팀이다. 월드리그에서도 2014~2017년까지 총 21승 13패를 거두는 등 국제대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팀인 튀르키예는 이번 VCC 우승을 통해 여자배구의 영광을 남자팀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튀르키예의 키플레이어는 아포짓 아디스 라굼지야이다. 라굼지야는 1999년생의 젊은 나이와 211cm의 빼어난 신체조건을 갖춘 튀르키예의 현재이자 미래다. 2022 CEV 유럽 골든 리그에서 6경기(21세트) 동안 130점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 랭킹 2위에 올랐으며, 이 외에도 공격 득점 1위(113점)·공격 성공률 5위(57.65%)·블로킹 10위(11점) 등 각종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튀르키예를 결승까지 견인했다. 우월한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묵직한 공격력을 무기로 세계 최상위권 리그인 이탈리아 리그에서 2020-21시즌부터 꾸준히 활약 중이다.

지난 6월 18일 막을 내린 2022 CEV 유럽 골든리그에서 튀르키예는 체코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주포 라굼지야는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아웃사이드 히터 부락 귄고르는 탄탄한 리시브로(대회 리시브 효율 1위, 52%) 굳은 일을 도맡았다. 세터 아슬란 에크시 역시 대회 세트 성공률 3위(53%)를 기록하고 베스트 세터에 선정되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모두 준수한 모습을 보였던 튀르키예의 약점은 미들블로커 라인이다. 주전으로 나선 미들블로커 듀오 엠레 사바스와 베디란 불불은 각각 2018·2019 골든 리그에서 베스트 블로커를 수상했던 선수들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아포짓인 라굼지야보다도 한참 낮은 블로킹 순위를 기록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이번 VCC에서 두 선수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튀르키예의 숙제다.

▲ ‘아프리카의 맹주’ 튀니지, 한국에 상륙하다
-FIVB 랭킹 15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7회 출전, 최고 순위 9위(1984 로스앤젤레스)
: VNL 출전 이력 없음
: VCC 출전 이력 없음

튀니지는 아프리카배구연맹(CAVB)가 주최하는 아프리카 챔피언십에 총 21회 출전해 11회의 우승과 7회의 준우승을 거머쥔, 명실상부 아프리카의 배구 맹주다. 지난해 르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 챔피언십에서도 튀니지는 단 두 세트만을 패하며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올림픽·세계선수권·월드리그에서의 통산 성적은 좋지 않은 편으로(올림픽 1승37패, 세계선수권 12승53패, 월드리그 9승15패), 보다 큰 국제대회에서의 성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VCC를 통해 튀니지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또 한 번 세계와의 경쟁에 나선다.

주목할 선수는 함자 나까다. 나까는 1990년생의 베테랑 아포짓으로 2019 아프리카 챔피언십에서 MVP를 차지하는 등 튀니지 대표팀의 주포였지만 1996년생 아포짓 바심 벤 타라에게 점차 주전 자리를 내어주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벤 타라가 2022 오랑 지중해 게임에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고, 이번 대회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나이에도 다시 한 번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2022 지중해 게임에서도 크로아티아전 31점, 이집트전 23점을 기록하는 등 녹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193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가공할 파워와 탄력으로 호쾌한 공격력을 선보인다.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오랑에서 개최된 2022 지중해 게임에 출전한 튀니지는 3승 2패(세트 10승 9패)로 6위를 기록했다. 다섯 경기에서 승·패·승·패·승을 기록했고, 그 과정에서 FIVB 랭킹이 한참 낮은 스페인(43위)을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가 하면 대륙 내 라이벌 이집트를 3-1로 완파하는 등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다. 벤 타라의 공백은 나까와 영건 아웃사이드 히터 아이멘 부게라의 활약으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었다. 벤 타라가 이번 대회에도 불참한다면 적지 않은 나이의 나까가 체력적으로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가 튀니지 대표팀의 관건이다.

▲ 쿠바, 비록 시몬은 없지만
-FIVB 랭킹 12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7회 출전, 최고 순위 3위(1976 몬트리올)
: VNL 출전 이력 없음
: VCC 2회 출전, 최고 순위 2위(2019 류블랴나)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쿠바는 유독 국내 배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팀이었다. 2014-15, 2015-16시즌 V리그를 호령했던 로버트랜디 시몬 아티스가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비 엔트리에도 포함되면서 시몬과 국내 팬들의 재회가 이뤄질 듯 했으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막바지에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국내 팬들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그러나 시몬이 없어도 쿠바는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팀이다. 쿠바는 출전국가 중 유일하게 월드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이며(1998),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전통의 강호다.

쿠바에서 주목할 선수는 미들블로커 로미 알론소이다. 알론소는 시몬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쿠바의 중앙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선수다. 2018년 U-23 팬아메리칸컵에서 MVP를 수상했던 알론소는 2019년 팬아메리칸컵에서 베스트 미들블로커를 수상한 데 이어 올해 팬아메리칸 컵에서 MVP와 베스트 미들블로커를 모두 석권하면서 성인 대표팀에서도 핵심 멤버가 됐음을 알렸다. 204cm의 신장은 미들블로커로는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날카로운 타이밍으로 파고드는 속공은 쿠바를 상대하는 팀들에 대단히 위협적일 것이다.

쿠바의 가장 최근 국제대회는 올해 팬아메리칸 컵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7월 18일에 열린 캐나다와 결승전에서 쿠바는 3-0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에서 쿠바 선수들의 개인 능력은 엄청났다. 특히 아포짓 헤수스 에레라 제이미는 애매한 토스들도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쉽게 처리하고, 폭발적인 서브를 구사해 캐나다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리는 등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시몬 역시 녹슬지 않은 높이와 힘을 과시했다.

아쉬운 장면들도 존재했다. 세터 아드리안 고이데와 공격수들 간의 호흡이 흔들리는 장면들이 종종 나왔고, 준비된 패턴 플레이 등 팀적인 움직임은 오히려 상대팀인 캐나다가 더 유연하게 구사하는 모습이었다. 팀의 중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베테랑 시몬이 이탈한 상황 속 코트 위에서 쿠바의 팀플레이가 얼마나 탄탄하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내 배구 팬들을 가슴 설레게 할 2022 VCC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실로 오랜만에 국제대회에 출격하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보는 것도 좋겠지만, 국제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 역시 오랜만이고 흔치 않은 기회다. 다른 팀들의 경기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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