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의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가족이 한국 땅을 밟았다. 레오도, 석진욱 감독도 반겼다.
레오의 어머니와 아들은 지난 10일 한국에 도착했다. 현재는 격리 중이다. 20일 해제될 예정이다.
석 감독은 레오의 가족이 오기 전부터 “레오의 어머니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레오가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해줄 정신적 지주이기 때문이다. 석 감독은 “레오 실력이 좋은 건 안다. 베스트가 아닌 느낌이다. 선수가 마음을 먹어야 되는 거다. 정신적 지주인 엄마가 빨리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15일 V-리그 대한항공과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어머니의 응원은 레오에게 큰 힘이 됐다.
3세트 주춤하긴 했지만 4, 5세트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로 나섰다. 5세트 14-14 이후에는 레오가 아닌 차지환이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상대를 속였다. 여러 공격수들을 활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레오는 서브 4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37점을 기록했다. 공격 점유율은 51%에 달했다. 공격 성공률과 효율은 각각 52%, 39%로 준수했다.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1, 2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서 모두 패했다. 이 가운데 레오는 1라운드 경기에서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저 득점인 10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레오의 어머니도 알고 있었다. 이날 대한항공을 상대로 37점 맹폭하며 팀 승리를 이끈 레오는 “가족이 들어와서 심적으로 편안한 부분이 있다”면서 “어제도 어머니와 얘기를 했다. 대한항공전 두 번 패한 것을 어머니도 알고 있었다. ‘이제 지지 말아라’라고 한마디를 해줬다. 부담이 작용했고, 어느 정도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석 감독도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레오 엄마가 들어왔다. 탄력을 받을 것 같아서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지난 두 번의 대한항공전은 주말 오후 2시 경기에 열렸다.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고 밝힌 레오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에는 평일 오후 7시 경기였다. 석 감독은 “2시 리듬을 못 맞추더라. 일찍 깨우기도 해봤는데 스스로 에너지가 안 나오고 처져있는 느낌이었다”면서도 “사실 핑계다. 핑계가 되지 않게끔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레오 역시 “낮 경기 영향도 있긴 하지만 내가 못한 거다”며 스스로 채찍질을 가했다.
이날 승리로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전 7연패 악몽에서 벗어났다. 직전 시즌 1라운드 승리 이후 올 시즌 2라운드 경기까지 7전 전패를 기록한 것. 마침내 레오가 어머니의 한 마디에 다시 일어났고, OK금융그룹도 웃었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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