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박대해 기자] 현대건설이 리그 선두 흥국생명을 잡고 최하위 탈출 시동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29일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7-25, 14-25, 20-25, 25-21, 15-10)로 승리했다. 그리고 이 승리 뒤에는 현대건설의 고른 공격 점유율이 있었다.
이날 경기 현대건설에서는 15%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간 선수가 루소, 양효진, 정지윤, 고예림 총 네 명이었다. 양효진을 제외한 세 선수의 점유율은 심지어 20%가 넘었다. 그리고 네 선수는 각각 22점, 18점, 15점, 10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건설의 분배 배구는 다른 팀들과 달리 미들블로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현대건설에는 팀 대표 선수인 양효진을 필두로 하여 정지윤, 이다현과 같이 좋은 미들블로커들이 즐비하다. 그러다 보니 중앙을 활용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다른 팀보다 미들블로커들이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게 된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속공 시도 횟수와 성공률은 다른 팀과 차이가 크다. 시도 횟수에서는 2위 KGC인삼공사(135회)보다 73회가 많고, 성공률에서도 2위 도로공사(40.40%)보다 5.75%p 높다.
공격수 간 점유율 분배가 잘 이루어지면 상대 팀 블로커들은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기가 어려워진다. 비교적 수월한 환경에서 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다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정이 빡빡하고 경기 수가 많은 V-리그에서 시즌 끝까지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많은 감독들이 끊임없이 국내 공격수들의 분발을 요구하고 세터들에게 중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독들의 바람과 달리 현실적으로 V-리그에서 현대건설과 같은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 선수가 통상적으로 30% 후반에서 40% 초중반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나면 다른 선수들의 점유율은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건설에서는 루소의 공격 점유율이 30%를 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대건설이 치른 15경기 중 절반 이상인 8경기에서 루소는 30% 이하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공격수 간의 고른 공격을 추구하는 배구는 장점이 많다. 다만 선수들 간의 공격 점유율이 기록지에 고르게 퍼져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경기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 건 사실이다. 특별한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공을 단순히 여러 곳으로 분배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략적으로 상대 블로커를 속일 수 있는 위치에 공이 올라가야만 진정한 의미의 점유율 분배가 가능할 것이다.
사진=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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