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선수층에 ’47.6%’라는 역대 최저 취업률을 기록했다.
2023-2024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 메이필드 볼룸에서 진행됐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대학 재학생 및 졸업 예정자 38명, 고교 졸업 예정자 3명, 실업팀 소속 개인 참가 1명으로 총 4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대학 참가자 중 15명이 얼리드래프티로 프로에 도전했다.
‘뽑을 선수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이번 드래프트에서 42명의 선수 중 20명이 프로의 문을 넘은 가운데, 취업률은 47.6%을 기록했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여줬다. 이전에 기록했던 최저 취업률을 보더라도, 2005-2006시즌에 기록한 56.25%가 가장 낮은 수치였다.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각각 5명으로 가장 많이 뽑았고 대부분 선수 2명만 지명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 선수 자원들은 줄어들고 있지만, 아시아쿼터를 도입하면서 팀에 필요한 부분을 메꿀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맞이하게 됐다. 선수 육성보다 이미 검증된 선수를 데리고 와서 즉시 전력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아시아쿼터 영향력이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대학과 프로 기량의 괴리감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진 것이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배구 선배로 안타깝다. 하지만 배구 실력이 점점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률이 저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업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얼리드래프트 지명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번에 진행된 드래프트에서도 뽑힌 20명 중 13명이 얼리드래프트였다. 단 7명 만이 대학교 4학년까지 채우고 프로에 지명을 받았다. 심지어 1라운드에는 7명 중 6명이 얼리드래프티였다.
전에 열린 드래프트에서 얼리드래프트가 아닌 올해까지 대학교에 남아 있어 4학년까지 채우고 드래프트에 나왔더라면, 대한항공 정한용, 현대캐피탈 이현승, 홍동선, OK금융그룹 박승수, 한국전력 장지원까지 참가했을 거다. 그러나 장지원은 고졸 얼리로, 정한용, 홍동선, 박승수는 대학교 2학년 때 프로에 나와 이미 많은 연차를 쌓고 있다.
이렇게 점차 얼리드래프트로 젊은 선수들이 일찍 프로에 입단하면서 대학교 선수층은 얇아지고 있다. 후인정 감독은 “앞으로도 얼리 드래프트 출신들이 많이 나올거라고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팀들의 수준이 점점 떨어질 거라고 본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얼리로 나오지 말라고 막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분명히 구단부터 연맹까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리를 맞대고 심도있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많은 선수들이 일찍 프로에 도전했더라도 오래 남아있을 거란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불어 남자부는 한 경기 14인 엔트리 제한으로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2군도 없어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채 웜업존에서만 있다 프로 무대를 떠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상황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배구 저변 확대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체육 배구에 대한 투자는 꽤 많은데 엘리트 배구로의 연결이 쉽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 아마추어 지도자들의 애로사항도 많다. 지도자 연수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기반이 잘 만들어지면 더 많은 배구 팀이 생기고 많은 선수들이 생길 거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젊은 선수들은 하루 빨리 프로에 오려고 하지만, 취업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선수층은 점차 얇아지고 있는 위기에서 두텁게 만들기 위한 시행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사진_메이필드호텔/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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