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컵] 강성형 감독의 뚝심과 믿음, 생각 바꾼 황연주

의정부/강예진 / 기사승인 : 2021-08-28 23: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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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주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기저엔 강성형 감독의 뚝심 있는 믿음이 있었다.

 

현대건설 황연주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2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 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준결승 경기서 도로공사를 3-0으로 제압했다. 황연주가 11점으로 팀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반가운 활약이다. 지난 몇 시즌은 황연주에게 어색함 그 자체였다. 2005년부터 17시즌 동안 코트를 지켰지만 세월이 야속했다. 2018-2019시즌부터 출전 시간(20경기 54세트)이 줄었고, 2019-2020시즌에는 8경기 15세트(26점), 지난 시즌엔 19경기 37세트 18점을 기록하면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어쩌면 세월의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웜업존 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그 사이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을 쳤다. 황연주는 “은퇴하기 전에 뭐하나 보여주자는 마음가짐은 아니었다”라고 털어놨다. 

 

두려움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훈련할 때조차 생각을 비우지 못했다. 생각을 고쳐먹으려 해도 쉽지 않았다. 황연주는 “기회가 나에게 오지 않을 거란 생각을 많이 했다. ‘열심히 해야지’라고 다짐했지만, 마음가짐은 그게 아니었다.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만 했지 진짜 올 거라는 기대는 안 했다”라며 되돌아봤다. 

 

외인 출전이 불가했던 이번 컵대회, 황연주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쉽지 않았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황연주는 흥국생명과 조별리그 1세트, 팀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했지만, 단 2점(성공률 20%)에 그치면서 세트 중반 교체 아웃됐다.

 

 

다시 기회가 왔다. 강성형 감독은 3세트 후반, 황연주를 투입했고 4세트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키게 했다. 황연주는 “경기 감각이 너무 떨어져 있다 보니, 혼자 멘탈적으로 상처를 받았다. 티는 안 냈지만, 못하면 교체될 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기 뛰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라고 했다.

 

강성형 감독의 믿음이 황연주를 일깨웠다. 그는 “안 됐을 때 나를 다시 투입해준 감독님의 믿음이 변화의 포인트였다”라면서 “감독님이 믿음을 줬을 때 무조건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황연주는 흥국생명전 7점(성공률 36.84%), IBK기업은행전 11점(성공률 36%)으로 득점력을 끌어올리더니 KGC인삼공사전에서는 18점(성공률 56.25%)으로 펄펄 날았다. 도로공사와 준결승 경기서는 11점으로 성공률은 25%로 높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 한방을 상대 코트에 내리꽂았다. 

 

만 35세, 하지만 은퇴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황연주는 “기량이 떨어져서 공격이 안 되고, 몸이 아프면 자연스레 은퇴를 생각했을 텐데, 아직은 할 수 있다. 몸 상태가 괜찮다는 의미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코트 위에 더 오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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