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2020년 마지막 경기 마지막 득점을 책임진 러셀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소원으로 남겼다.
한국전력 러셀은 2020년 마지막 경기였던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책임졌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세트마다 기복이 있었다. 지난 경기부터 이어진 변칙 리시브 전략으로 리시브에서 최대한 배제됐음에도 장병철 감독이 기대하는 만큼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마지막을 책임졌다. 러셀은 5세트 공격 성공률 66.67%에 7점을 기록했다. 비디오 판독까지 간 마지막 득점도 러셀 몫이었다. 러셀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4점을 기록했다. 장기인 서브 에이스도 4개를 기록했다. 그중 하나는 14-11을 만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왔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러셀에게 그 서브 에이스에 관한 질문이 먼저 나왔다. 이에 대해 러셀은 “항상 하던 루틴대로 했다. 내 루틴에서 토스를 잘 올리면 서브가 잘 들어간다. 모든 서브 상황 때 그렇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러셀은 13-14로 뒤진 상황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토스만 잘 올리면 좋은 서브를 만들 수 있다”라고 답했다.
지난 경기부터 한국전력은 러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리시브에서 거의 배제하고 있다. 아예 미들블로커들이 리시브에 가담해 러셀 대신 리시브를 받고 있다. 그만큼 러셀에게는 공격에서 책임이 커졌다. 러셀 역시 자기에게 오는 부담과 책임감을 알고 있었다.
“당연히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시브를 덜하면 공격에서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거기서 더 영리하게 해야 한다. 리시브에서 부담이 줄어들면서 공격에서 표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_현장에서 러셀을 지켜본 아내 이유하 씨
리시브 부담은 덜었지만 이날은 장병철 감독이 기대하는 만큼 한방이 나오진 않았다. 마지막을 책임졌지만 기복은 있었다. 이날 현장에는 아내 이유하 씨가 함께했다. 장병철 감독은 러셀이 아내 앞에서 더 잘하기 위해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셀은 “아내가 온 건 도움이 됐다”라면서도 “오늘은 기복이 있었다. 대한항공이 수비와 블로킹이 좋은 팀이다. 그런 팀 상대로는 더 영리하게 플레이해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아내 이유하 씨는 1월 4일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3주간 한국에 머무는 사이 2주는 자가격리로 보냈다. 러셀은 “매우 슬프다”라고 운을 뗀 후 “남은 시즌을 같이 보내면 좋겠지만 아내도 직업이 있기에 돌아가야 해서 가는 것이니 괜찮다. 아내가 올 때마다 심적으로 더 힘이 되는 건 사실이라 아쉬움은 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2020년 마지막 경기를 치른 러셀은 “숙소에 빨리 가서 조촐하게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2021년이 오는 것도 기대되고 2020년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라고 2020년 남은 시간을 보낼 계획을 언급하며 “배구 소원은 한국전력 봄 배구 진출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 건강이 제일이다”라고 새해 소망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실을 떠나면서 러셀은 한국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도 남겼다.
사진=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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