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시즌 초반 순항하며 선두권에 자리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이소영이 있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이소영을 GS칼텍스에서 데려왔다. 계약기간 3년에 총액 19억 5천만 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었다. 윙스파이커 한 자리 부재로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KGC인삼공사였는데, 그 고민을 이소영이 말끔하게 해결해 주고 있다.
일단 팀 순위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KGC인삼공사는 6승 1패(승점 18점)를 기록하며 현대건설(승점 20점 7승)에 이어 2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소영이 없었다면 이러한 성적을 내지 못했을 거라는 게 이영택 감독의 설명이다.
이소영은 7경기에 출전해 120점(7위), 공격 성공률 39.75%(7위), 리시브 효율 39.57%(3위), 세트당 디그 4.64개(5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 시즌 플로터, 스파이크 서브를 번갈아 가며 상대를 흔들고 있는 이소영은 서브 부문 2위(0.44개)에 올라 있다. 공수 모든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소영이다.
이영택 감독은 "이소영이 정말 좋다. 잘 한다. 한 마디로 잘 하는 선수다. 특별히 주문할 게 없다. 내가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힘이 되는 선수다. 감독 입장에서는 편하다"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이 지난 7일 GS칼텍스전에서 세트 퇴장을 당해 12일 IBK기업은행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세트스코어 3-0(25-19, 25-16, 25-17) 완승을 거뒀다. 이때도 이소영의 활약은 빛났는데 16점에 공격 성공률 42%를 기록했다. "감독님이 없으니 나의 역할이 더 중요했다"라는 게 이소영의 말이었다. 그녀의 말에서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영택 감독을 대신해 선수들을 지휘한 이동엽 수석코치도 "기록에서 드러나는 수치 외에도 여러 가지 커버나 이단 연결, 눈에 보이지 않는 희생정신이 있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준다. '소영 선배'로서 무게감이 있을 텐데도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이소영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소영 합류는 세터 염혜선도 춤추게 한다. 이소영은 데뷔 첫 풀타임 주전 시즌을 치르고 있는 윙스파이커 박혜민-리베로 노란과 함께 수비 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두 선수가 흔들릴 때 이소영이 그 부담감을 잡아주며 든든한 소영 선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염혜선도 이소영-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 더불어 박혜민, 한송이, 박은진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KGC인삼공사로서는 이소영에게 지불한 거액이 아깝지 않다.
이동엽 수석코치는 "소영이가 오면서 리시브 라인이 안정을 찾았다. 지난 시즌 같은 경우는 (발렌티나) 디우프 쪽으로 공이 많이 쏠렸다. 소영이가 오면서 리시브 안정이 되었고, 그러면서 (염)혜선이가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혜선이가 마음껏 하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코칭스태프만 이소영의 활약을 반기는 게 아니다. 옐레나도 이소영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자신이 막힐 때 이소영이 공격에서 득점을 올려주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옐레나는 "내가 안 풀릴 때 소영 언니가 도와주려고 한다. 나를 도와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영 언니는 경험이 많은 선수다.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안다.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고, 존경하는 언니다. 더 친해지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KGC인삼공사에서 행복 배구를 하며 모두에게 인정받는 이소영. 지금의 활약이 팀원들 덕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직까지 만족을 모른다. 이영택 감독의 꾸지람도 한 번은 듣고 싶어 한다. 계속해서 발전을 원한다.
이소영은 "팀원 모두가 도와주다 보니 더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조금 더 해야 한다"라며 "감독님이 항상 잘 해주신다고 하는데 못할 때는 한 마디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나를 잘 믿어주시는 데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소영은 1라운드에 104점, 공격 성공률 39.35%, 리시브 효율 42%를 기록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1라운드 MVP 수상에는 실패했다. 10표를 얻은 현대건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에 두 표차로 밀리며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이소영은 "생각은 안 했다. 몇 표 차인지는 기사를 봐서 알았다. 생각 해보니 조금 아쉽긴 한데 라운드가 1라운드만 있는 게 아니다.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다"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지금 이소영에게 반했다. 공수 활약은 물론이고 리더십, 마케팅 효과까지 가져다주는 이소영이 있어 행복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2016-2017시즌 이후 처음 맞을 봄배구도 꿈은 아니다.
코칭스태프, 팀원들의 든든한 믿음 덕에 대전에서도 펄펄 날고 있는 이소영. 대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이소영은 오는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전에 출전해 또 한 번의 승리를 KGC인삼공사에 선사하고자 한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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