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한선수가 한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열심히, 끝까지, 최선을.”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박기원 감독. 경기가 일찍 끝나 다행이라고 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선수들이 지금 굉장히 피곤한 상태다. 특히나 한선수는 더 그럴 것이다.”
그랬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를 소화하는 동안 선수들의 체력도 점점 방전됐다. 박기원 감독은 이날 김학민을 대신해 신영수를 선발 출전시켰다. 김학민의 체력을 관리해주는 동시에 신영수의 경기 감각도 살리기 위한 것. 하지만 이런 두터운 스쿼드도 어디까지나 공격수에게 한정된 이야기. 코트 위 세터 자리는 언제나 한선수였다.
한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힘들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다른 선수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나도 뒤에 (황)승빈이가 있어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다. 코트에 들어가면 그저 끝까지 열심히 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선수들은 말한다. 이기면 피곤한 것이 그나마 덜 하다고. 이말 대로면 다행히도 한선수의 피곤함은 덜 하지 않을까. 이날 승리와 함께 대한항공은 4라운드를 5승 1패로 마치며 2위 현대캐피탈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렸다.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마다 열심히 하고 있다. 승과 패를 따지기보다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하자는 말을 선수들하고 많이 한다. 이번 라운드는 그렇게 했던 것이 보상이 되어 온 것 같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 한선수의 말이다.
매 시즌 우승후보를 꼽는 질문에 대한항공의 이름은 마치 정답인 듯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부담만 될 뿐이었다. 한선수는 “그동안 우승 압박이 심했다. ‘무조건 우승해야한다’라고 생각하다보니 흔들렸던 적도 많았다. 선수들과 우승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자칫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 조심한다. 순위에 대한 이야기도 잘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저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노라고 했다. “한 경기를 하더라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결과는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이다. 그저 끝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제 선수들에게 남은 라운드는 5-6 라운드뿐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다. 한선수는 “이 것 저 것 생각하지 않고 냉정하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임하려고 하고 있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다 같이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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