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까지 떨어졌다던 송준호, 그를 일으킨 건?

정고은 / 기사승인 : 2017-02-03 0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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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마음이 바닥까지 떨어졌었다.”송준호의 고백이다.


지난 2일 열렸던 우리카드전. 현대캐피탈은 내리 두 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그리고 맞이한 3세트. 하지만 그 때부터가 현대캐피탈의 진정한 시작이었다. 송준호 그 역시도.


2세트까지 무득점에 그치며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던 송준호. 3세트 3-3에서 노재욱의 세트를 퀵오픈으로 연결하며 득점을 올린 것이 신호탄이었다. 득점의 맛을 본 송준호는 이를 기점으로 3세트에만 7득점을 올리며 팀이 세트를 따내는데 힘을 보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세트에서도 꾸준히 득점을 올리며 활약을 이어갔다. 이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풀세트 접전 끝에 우리카드를 물리치고 2위를 지켜냈다. 이날 기록지에 적힌 송준호의 최종 기록은 16득점. 문성민(19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득점이었다.


최태웅 감독도 심지어 적장이었던 김상우 감독도 그의 활약에 대한 언급을 지나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송준호의 활약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날이 있기까지 참으로 마음고생이 많았던 그다. 대회 때 반짝 활약하며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지만 리그에 들어서면 그를 위한 무대는 없었다. 올 시즌에는 팀에 허수봉, 이시우 등 신인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그의 입지는 더 줄었다. 송준호는 솔직한 고백을 털어놨다. “(허)수봉이와 (이)시우가 합류하고 나서 며칠간은 밀렸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바닥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불현 듯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밑바닥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같은 팀이니까 ‘함께 어울리면서 즐기되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웜엄존에 있는 시간도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실력 부족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밖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연습 때 편하게 하려 했는데 그러다보니 배구가 즐거워졌다. 경기에 들어가서 볼 하나라도 치고 나오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오늘 기회가 돼서 코트에 들어갔는데 그 전과 다르게 미스할까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했다. 그 덕분에 잘 풀렸던 것 같다.”


오랜만에 인터뷰가 기분이 좋았다던 송준호. 그는 마지막으로 감독과 팬들에게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게 들어가서 열심히 하겠다. 팀과 함께 즐기면서 하겠다”라고 전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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