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다면 사람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KB손해보험 리베로 박민범(23, 180cm)이 성장을 위해 어려운 변화에 도전했다. 수비 전문인 리베로 포지션에서 윙스파이커 포지션으로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권순찬 신임감독은 “(박)민범이는 대학 시절 윙스파이커로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물론 프로에서 주공격수로 활약할 수준은 아니다. 지금처럼 수비가 주된 역할이다. 그러다가 임팩트 있는 공격 두어 개를 성공시킬 수 있다면 팀 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지난 20일 부산 전지훈련 현장에서 만난 박민범은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오랜만에 공격 훈련을 한다. 아무래도 안하던 걸 하려니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맡겨주신 만큼 최대한 노력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에는 준수한 윙스파이커 자원이 많다. 부상에서 돌아온 손현종, 곧 합류하는 외국인 선수 페헤이라, 김진만, 황두연, 신해성. 그렇기 때문에 박민범은 조커로 활용된 가능성이 크다. 그는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내 역할은 분위기 전환용 조커가 될 것이다. 조커로 들어와 서브 미스, 공격 실책을 범하는 것은 팀 사기를 더 크게 무너뜨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절대로 실수를 해선 안 된다. 더 날카롭고 예리하게 공격을 다듬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민범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분위기 전환용, 자칫하면 비중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권 감독은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 “여우같은 배구를 하라”고 주문했다. 박민범은 감독이 특히 자신에게 그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내게 ‘여우’가 되라고 강조했다. 여우처럼 약삭빠르고, 센스 있는 배구를 해야 키 작은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셨다. 그 부분에 깊이 공감한다. 아직은 여우보다는 곰에 가까운 것 같다. 더 빠르고, 날렵하게 움직여 진짜 ‘여우’같은 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박민범은 20번에서 5번으로 등번호도 교체했다. 5번은 떠난 김요한이 쓰던 번호다. 어떤 의미가 있어 이 번호를 골랐는지 물었다. 그는 “김요한의 번호라는 의미로 고른 건 아니다. 앞 번호가 좋아서 골랐다”라는 첫 대답을 꺼냈다. 이어 “외모, 키 여러 부분에서 내가 한참 부족하다. 그러나 나만의 장점을 살려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 세터 황택의가 “형 윙스파이커 해도 공 안 줄거야”라며 농담을 했다. 그렇지만 실은 황택의와 중앙 후위 공격까지 맞춰봤다고 박민범이 털어놨다. 연습경기에서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 성공률은 50%. 단 두 번 시도해서 얻은 결과지만 박민범은 내심 뿌듯한 눈치였다. 비록 연습경기긴 했지만 오랜만에 시도한 공격이 통했기 때문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자신의 변화를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많이 도전하고 시도하고 있다.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부디 팬 여러분들이 좋게 봐줬으면 한다.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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