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2017~2018시즌을 준비하는 대한항공 각오가 비장하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후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만나 고배를 마셨다. 그로부터 약 네 달이 지났다. 선수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 재활 기간을 여유 있게 잡았다. 세 달간 재활만 한 선수도 있고, 운동 시작한지 열흘밖에 안 된 선수도 있다. 그런 부분이 염려스러웠다”라고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프전 패배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 하다. 선수들이 마음 속 트라우마를 지우지 못 한 것 같더라. 그걸 좀 털어내려 했다. 그때 눈물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비시즌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차기 시즌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정성민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한국전력에서 자유신분선수가 된 라광균과도 손을 잡았다. 이는 김동혁 상무 입대로 백광현 홀로 남은 리베로 포지션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
“성민이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너무 열심히 해서 허리에 무리가 왔다. 큰 이상은 없지만 며칠 쉬게 했다. 광균이는 매사에 정말 최선을 다한다. 리베로가 든든해진 만큼 이제부터 팀 훈련에 속도를 붙이려 한다”라는 박 감독이다.
한 가지 변화가 더 있었다. 장신 세터였던 조재영(195cm)이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이로써 대한항공 중앙은 대표팀에 발탁된 진상헌을 비롯해 김철홍, 박상원, 조재영, 진성태, 천종범, 최석기가 지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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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운이 좋아서 가능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다음 시즌을 단단히 준비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재영이 포지션을 바꿨다. 우리 팀 취약점 중 한 곳이 중앙이다. 기존 미들블로커 선수들이 다소 약한 편이다. 재영이는 미래를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다트 피시 프로그램. 메인 코트에서 선수들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모니터(위)와 감독실에 설치한 모니터(아래)]
조원태 구단주도 팀에 힘을 실어줬다. 우선 연습체육관에 동작 분석 영상 시스템인 ‘다트 피시(Dartfish)’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카메라 6대가 코트 곳곳에서 선수들을 촬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선수단은 코트 중앙에 자리잡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하며 스스로 자세를 검토하고 플레이를 파악, 보완할 수 있다.
연습체육관 옆 대한항공 연수원에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도 새로 지었다. 선수들은 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박 감독은 “구단주께서 숙소를 방문해 당장 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으셨다. 그리곤 바로 영상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시설, 장비 등을 개선할 수 있게끔 해주셨다. 선수들에게 잘 된 일이다”라고 전했다.
동력을 얻었으니 목표를 향해 더욱 힘껏 달리려는 대한항공이다. 박기원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무엇이 모자랐는지 이것저것 체크해봤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선수들 체력 회복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 챔프전 때는 다들 체력이 밑바닥이었다. 애들이 악으로 버텼지만 한계가 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재활과 체력 보강에 힘쓰고 있다. 장기 플랜을 세부적으로 짜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항공이라는 팀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뒤도, 옆도 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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