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컵] 첫 승 신고한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 여전한 ‘여우 본색’

이광준 / 기사승인 : 2017-09-17 16:56: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MBJ_7216.jpg



[더스파이크=천안/이광준 기자]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이 뒤늦게 첫 승을 신고했다.



다른 신임감독들이 어색한 감독 자리에 긴장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권순찬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현역 시절 똑똑한 배구로 “코트 위 여우”라고 불리던 모습 그대로였다.



비록 첫 경기를 패했지만 권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권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두 번째 경기에 앞서 “첫 승리에 대해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괜찮다”라며 웃었다.



권 감독이 가진 여유에는 이유가 있었다. 팀 주 공격수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2년차 주전 세터 황택의와 이강원-알렉스 간 호흡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권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꾸준히 선수들에게 “다양한 플레이”를 주문해 왔다. 호흡 맞추기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권 감독은 “지금도 황택의와 공격수 간 오픈 패스 호흡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큰 공격은 한계가 있다. 때로는 빠르게 갈 줄도 알아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한 연습이 아직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분은 시간이 필요하다. 점차 나아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경기에 앞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을 리베로로 쓸 계획을 언론에 공개했다. 최 감독은 “팀을 위해 무리수를 감행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권 감독은 이에 대해 “최 감독이 미리 와 양해를 구했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문성민’에 서브를 때리지 말라 주문했다. 어차피 그 자리는 여오현이 들어오는 자리다. 그곳을 피해 서브를 넣는 연습을 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리베로 문성민이 받은 리시브는 단 하나도 없었다. 최태웅 감독이 감행한 파격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권 감독은 상대 파격 전술을 똑똑하게 맞받아쳤다. 자칫하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영리하게 풀어간 것이다. ‘여우’라는 별명은 감독이 되어서도 유효한 모습이었다.



권 감독은 첫 승리에도 담담했다. “승리해서 기분 좋다. 첫 승리라고 해서 크게 다르거나 하진 않다. 코치 시절 느꼈던 감정하고 똑같다. 이기면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1패 뒤 승리로 한 고비를 넘긴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 구상대로 완성된 KB손해보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에 기대를 모은다.




사진/ 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