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16일은 우리카드와 GS칼텍스, 서울 장충체육관을 함께 홈으로 쓰고 있는 장충 남매에겐 악몽과 같은 날이었다.
남자부 우리카드와 여자부 GS칼텍스는 16일, 같은 날 원정 경기를 치렀다. 우리카드는 수원에서 한국전력과 싸워 2-3으로 패했고 GS칼텍스는 화성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3-2 극적으로 이겼다.
패한 우리카드는 물론이고 승리한 GS칼텍스도 웃지 못한 날이었다. 바로 두 팀 모두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경기 도중 빠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 우리카드 돌풍의 주역, 외인 아가메즈는 2세트 초반, 강한 서브를 때린 이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담 증세였다. 경기를 마친 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뼈에는 이상이 없다. 토요일이어서 MRI 촬영은 하지 못했다. 18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본인 말로는 ‘뚜둑’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다음 경기 출전 여부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가메즈는 자타공인 올 시즌 최고 선수다. 16일 경기종료 기준 득점 1위, 공격종합 3위, 퀵오픈 1위 등 무시무시한 공격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단순히 경기력이 다가 아니다. 외국인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부주장 역할을 하며 팀 내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는 역할도 맡고 있다. 우리카드가 선두경쟁을 할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이다.
지금 페이스로 계속 활약한다면 정규시즌 MVP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건 우리카드에겐 큰 위기다. 이날 경기서도 아가메즈 빈 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결정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에게 역전패를 허용했다.
다행히 뼈에 이상이 있는 심각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플레이오프까지는 이제 약 한 달이 남은 상황. 봄 배구는 이미 확정한 상황에서 우리카드가 아가메즈 없이 어떻게 남은 경기를 운영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더 심각한 건 GS칼텍스다. 현재 여자부는 봄 배구 진출 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GS칼텍스를 포함해 흥국생명,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가 근소한 차이 내에서 경쟁하고 있다. 네 팀 중 한 팀이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선수 부재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알리는 지난 16일 경기 4세트, 블로킹하고 착지하는 도중 오른쪽 발로 상대 발을 밟고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평소 좋지 않았던 왼쪽 무릎에 부담이 쏠려 통증이 생겼다. 알리는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다. 결국 그는 부축에 의지한 채 교체 아웃됐다.
정확한 진단은 검진을 통해 확인해야 하지만, 부상 부위가 무릎이라는 점은 심각하다. 경기 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검진을 해봐야 알겠지만 부상 부위가 무릎이어서 심각하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알리를 대체할 다른 날개 자원이 많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차 감독은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알리 부상 상태를 점검하고 그 뒤에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알리는 17일 검진이 예정돼 있다.
GS칼텍스 현재 순위는 4위. 16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외인 없이 승리하며 승점 2점을 확보했지만 순위 상승에는 실패했다. 정규시즌 남은 건 이제 단 네 경기뿐. 어쩌면 알리 없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경쟁에 돌입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다.
올 시즌 동반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 우리카드와 GS칼텍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6라운드 첫 날 두 팀의 외국인선수가 부상을 당하며 위기에 놓였다. 두 팀의 6라운드는 어떻게 흘러갈까. 확실한 것은 이날 두 선수의 부상이 리그에 가져올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6라운드 시작부터 생긴 엄청난 변수가 V-리그 남자부와 여자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즌 막바지까지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2018~2019 도드람 V-리그다.
사진_홍기웅, 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