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순천/이광준 기자] "감독님 말씀대로 생각없이 공격했더니 훨씬 더 잘 되더라고요."
현대건설은 24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지난 GS칼텍스전에 이어 또 한 번 극적인 승리로 2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미들블로커 정지윤은 이날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8득점을 기록했다. 유효블로킹도 팀에서 가장 많은 9개로 활약했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보여준 결정력으로 에이스 본능을 뽐냈다.
경기 후 정지윤은 “정말 이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집중하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라고 돌아봤다.
앞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정지윤을 두고 “최근 생각이 많아져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이날 경기 전에 정지윤에게 ‘생각 많이 하지 말고 단순하게 해라’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정지윤은 크게 동의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이 옳아요. 정말 생각 없이 후려 패는 게 맞는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다소 과격한 표현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신인왕 정지윤은 비시즌 국가대표에 다녀오는 등 바쁘게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다른 동기들, 이주아와 박은진이 꾸준히 국가대표에서 뛴 것과 달리 정지윤은 초반에 잠깐 국가대표로 뛰었을 뿐 이후에는 나서지 않았다.
정지윤은 “친구들이 조금 부럽긴 했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제가 소속팀(미들블로커)과 대표팀(윙스파이커/아포짓 스파이커)에서 포지션이 다르니까요. 오히려 빨리 소속팀에 와서 미들블로커를 준비한 게 도움된 것 같아요.”
이어 “지난 시즌은 제가 미들블로커가 아니었으니까요. 속공 타이밍을 전혀 몰랐어요. 올해는 그 부분과 함께 블로킹에도 공을 많이 들였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요”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1라운드 2순위로 장신 미들블로커 이다현(185cm)을 택했다. 이다현이 오면서 정지윤은 포지션 경쟁을 벌이게 됐다.
그러나 정지윤은 걱정보단 기대감을 보였다. “(이)다현이가 저보다 잘 하는 게 있고 반대로 제가 다현이보다 잘 하는 게 있어요. 저도 다현이에게 배울 건 배우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돼요.”
사진_순천/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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