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MG컵] '3전패' 실업팀 수원시청이 남긴 진한 감동과 여운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09-25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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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순천/이광준 기자] 수원시청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이 지켜보는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실업팀 수원시청은 25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1-3(17-25, 21-25, 31-29, 9-25)으로 패했다.

수원시청의 이번 대회 전적은 3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들이 세 경기서 보여준 내용은 한 편의 성장드라마처럼 감동을 줬다.

이들의 대회 목표는 ‘한 세트 확보’였다. 프로와 격차를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게다가 프로팀에는 외국인선수들까지 합류를 마친 상태였기에 더욱 그랬다.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는 속절없는 셧아웃 패배였다. 뛰어난 수비와 팀플레이로 몇 차례 희망적인 세트가 있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리고 마지막 흥국생명과 경기가 다가왔다. 흥국생명에는 아직 외국인선수가 합류하지 않았지만, 김세영, 이주아 등 장신 선수들이 다수 포진돼 있었다.


1세트는 다소 허무하게 내줬다. 초반에 리시브가 무너지면서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도전한 2세트, 초반 분위기는 좋았지만 연속 범실로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세트 막판 열띤 추격 끝에 21-23까지 쫓아갔지만 결국 2세트도 내줘야 했다.

2세트 막판 기세가 힘이 된 것일까. 3세트 수원시청은 좀 더 나은 경기력으로 맞섰다. 15-19로 상대가 달아났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차이는 좁혀졌고, 승부는 듀스로 향했다.

수원시청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현장에 온 팬들이 수원시청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날 감이 좋았던 수원시청 이예림이 29-29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한 점 남은 상황. 흥국생명의 포지션폴트 범실로 마침내 수원시청이 세트스코어 하나를 얻어냈다. 좋은 승부를 펼친 수원시청에게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대회 시작 때 세웠던 목표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낯선 환경, 전력 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청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실업팀 선수들도 어린 시절에는 ‘프로’라는 꿈을 키우며 성장했다. 그러나 키가 작아서, 실력이 부족해서, 혹은 여러 다른 이유에 의해 그 꿈을 내려놓고 실업의 길에 접어들었다.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프로가 아닌 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배구를 향한 열정에 차이는 없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 모두를 응원하게 만든 이들의 투혼은 박수 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사진_순천/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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