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김천/서영욱 기자] 한국도로공사 새 외국인 선수 산체스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김종민 감독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도로공사 새 외국인 선수 다야미 산체스(등록명 산체스)는 18일 흥국생명과 경기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1994년생 쿠바 출신 산체스는 신장 188cm에 2019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사전 선호도 15위였다.
15일 입국한 산체스는 이틀 훈련 후 실전에 투입됐다. 세터와 제대로 합을 맞춘 건 하루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산체스는 첫 번째 경기에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산체스는 1세트부터 6점, 공격 성공률 60%를 기록해 좋은 출발을 알렸다. 2세트에는 팀 내 최다인 9점, 공격 성공률 50%로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해 도로공사가 1, 2세트를 모두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다만 3세트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기록도 하락했다. 3세트 산체스는 득점은 6점이었지만 공격 성공률이 26.09%에 불과했다. 특히 3세트에는 공격이 총 네 차례 상대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다행히 4세트 공격 성공률을 57.14%로 다시 올린 산체스는 5세트에도 공격 성공률 66.67%에 4점을 보태 팀의 승리를 지켰다. 최종 기록은 29점, 공격 성공률 45.31%였다. 공격 점유율은 박정아(36.13%) 다음으로 높은 33.51%였다.
올 시즌 도로공사는 공격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3라운드까지 팀 공격 성공률 최하위였고 배유나가 빠지면서 드러난 중앙도 문제였지만 디그 후 반격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두드러진 약점이었다. 박정아가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해주며 버텼지만 결정적인 순간 상대에게 읽히는 경우도 많았고 박정아도 비시즌 재활 등으로 시즌 준비가 부족해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산체스 합류는 큰 힘이 됐다. 18일 경기에서도 산체스가 박정아와 함께 득점을 올려주니 경기를 풀어가기 좀 더 수월했다. 디그 후 올라오는 볼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았고 실제로 산체스의 오픈 공격 성공률도 좋았다(50%, 15/30). 신장이 외국인 선수치고 큰 편은 아니고 점프력도 이날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빠른 스윙을 바탕으로 상대 블로킹을 보고 쳐내는 공격이 많았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시즌 중 합류해 첫 경기에서 이 정도 해줬다는 건 합격점을 줄 만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도 언급한 것처럼 체력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떠올랐다. 15일에 들어와 아직 시차 적응도 끝나지 않은 산체스는 3세트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기록도 하락했다. 해외에서 뛸 때보다 많은 공을 때린다는 점도 산체스에게는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김종민 감독도 “이렇게 많은 볼을 때려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훈련 시간 자체가 부족해 호흡도 아직 안 맞는 면이 있었다. 이효희-이원정 투 세터 체제를 활용하는 도로공사이기에 더 어려운 면도 있었다. 현재 V-리그에서 뛰는 디우프나 러츠처럼 높은 타점을 기반으로 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산체스에게 오는 견제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추가 공격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 점에서 다행인 건 배유나가 돌아오면서 이전보다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세트 플레이를 펼치기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보완해야 할 점도 보여준 산체스 데뷔전이었지만 시차 적응도 채 안 된 상태에서 훈련도 거의 못 하고 치른 경기였다는 걸 고려하면 준수한 첫 경기였다. 경기를 지켜본 도로공사 구단 관계자도 “산체스가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그런데도 첫 경기에서 이 정도면 잘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승점 2점을 추가해 4위와 승점 차이를 1점으로 좁혔고 3위와는 10점 차이가 됐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3라운드부터 치고 올라오며 결국에는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페이스가 더 좋지 않고 새 외국인 선수 합류 타이밍도 4라운드에야 이뤄졌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지난 시즌보다 더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하고 승점 차이도 상당한 편이다. 지난 시즌보다 어려운 목표를 앞둔 도로공사가 산체스와 함께 어디까지 올라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김천/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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