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견 부상 이탈에 따른 포지션 변경 여파
리베로에 고유민 투입, 윙스파이커 자원 부족
이도희 감독, "두 선수가 잘 버텨줘야 한다"
[더스파이크=수원/이광준 기자] 현대건설 두 윙스파이커 황민경과 고예림 어깨가 무거워졌다.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은 지난 1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 시즌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시즌 5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관전 포인트는 현대건설 리베로였다. 현대건설은 지난 4일 경기에서 주전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을 당하면서 이 자리 공백이 생겼다. 지난 11일 경기는 김연견 부상 이후 치러진 첫 경기였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윙스파이커 고유민을 리베로로 준비했다. 그리고 원 포인트 서버로 주로 코트를 밟았던 리베로 이영주도 함께였다. 이 감독은 둘을 적절히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평소 리시브에 강점이 있던 고유민이 리시브 상황을 주로 맡았다. 이영주는 팀 서브 상황에 투입돼 디그를 노렸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승리였다. 리시브를 맡은 고유민은 5,88% 효율을 남겼다. 수치상으로는 아쉬움이 남지만, 프로에서 첫 리베로 출전임을 감안하면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이도희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앞으로도 고유민과 이영주를 함께 활용해 실전에서 어떻게 뛰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연견 부상으로 가장 걱정해야 할 문제는 리베로 공백만이 아니었다. 고유민이 리베로로 옮겨 가면서 활용할 윙스파이커가 줄어들었다는 문제가 생겼다. 원 포인트 서버, 혹은 수비 보강 역할을 하던 이영주도 당분간 리베로로 뛰어야 하기 때문에 그 문제는 더 커졌다.
현대건설 선수등록 명단을 보면 윙스파이커는 고예림과 고유민, 황민경 세 명 뿐이다. 여기서 고유민이 빠지면서 팀 윙스파이커는 주전 고예림과 황민경 두 명만 남았다. 투입 가능한 선수 중 황연주가 있지만 황연주는 수비, 리시브가 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공격 뿐 아니라 리시브,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하는 윙스파이커 자리에 투입되긴 어렵다.
이전에는 고예림과 황민경 둘 중 한 명이 흔들릴 경우 고유민을 투입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었다. 고유민이 이 자리에 들어가면 공격력은 다소 떨어져도 수비 조직력이 한 층 좋아지는 효과를 냈다. 여차할 경우엔 이영주도 수비 강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분간 이런 교체는 어렵게 됐다.
이런 상황이 되면서 고예림과 황민경 부담이 더 커졌다. 남은 시즌은 둘이서 오롯이 상대 서브를 견뎌내야 한다. 리시버 교체는 단순히 체력을 아끼는 의미 외에도 선수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 잠시 코트 밖에 나와 숨고르기를 할 여유가 생긴다. 좀 더 넓은 시야로 팀을 바라보며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교체카드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고예림과 황민경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내가 흔들리면 들어올 선수가 없다’라는 인식만으로도 적잖은 부담이다.
이도희 감독도 이 부분을 걱정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그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고예림과 황민경이 잘 버텨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경기서 고예림과 황민경이 보여준 경기력은 뛰어났다. 황민경은 장기인 서브를 바탕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고예림은 적중률 높은 공격을 통해 팀이 1세트를 가져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황민경은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10득점, 고예림은 9득점에 공격성공률 61.54%를 기록했다. 리시브는 황민경이 효율 18.75%를, 고예림은 45.45%로 좋았다. 이도희 감독은 “선수들이 위기 상황임을 알고 책임감을 발휘해줬다”라고 말하며 칭찬했다.
리베로 부상. 여기에서 이어진 연쇄 작용으로 현대건설 윙스파이커진이 위기를 맞았다. 현대건설에게 남은 정규시즌은 이제 여덟 경기다. 선두를 달리는 현대건설이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기 위해선 고예림과 황민경이 버텨야 한다. 그들 어깨에 많은 것이 달렸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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