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되는 한송이의 배구 시계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이 남았어요”

서영욱 / 기사승인 : 2020-02-12 2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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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화성/서영욱 기자]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은퇴하고 싶어요.”

KGC인삼공사 한송이는 12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중앙을 든든히 지켰다. 이날 한송이는 디우프 다음으로 많은 11점을 올렸다. 블로킹도 3개를 잡아냈다. 오지영이 부상으로 이탈한 3세트 막판에는 리시브 라인으로 내려와 리시브를 받기도 했다. 한송이와 함께 디우프가 24점을 올렸고 수비 집중력도 높았던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첫 3-0 승리와 함께 3위 흥국생명과 승점차를 6점으로 좁혔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한송이는 “플레이오프 희망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늘 경기는 더 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승점을 치대한 많이 따자고 했는데 잘되면서 플레이오프 희망을 이어갔다는 점이 가장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거친 모든 팀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러본 한송이는 “욕심난다. 아예 희망이 업었다면 모르겠지만 기회가 생겼다. 우리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가능하다. 상대 결과에 따라 또 달라지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송이는 KGC인삼공사 맏언니다. 어떻게 선수들을 독려했는지도 들을 수 있었다. 한송이는 “‘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너무 쫓기지 말고 현재 상황을 즐기자고 한다”라며 “남은 경기에서 매 경기 더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니까 최선을 다하자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는지도 덧붙였다. 한송이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질책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려 한다. 왜 이렇게 했는지보다는 ‘괜찮아’, ‘잘했어’, ‘자신 있게 해!’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미들블로커로 첫 풀 타임 시즌을 보내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한송이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KGC인삼공사에 합류할 때만 해도 전문 미들블로커는 아니었다. 당시부터 지난 시즌까지 윙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를 오갔다. 한송이는 미들블로커로 뛰어야 겠다는 결심이 선 게 올 시즌부터였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은 윙스파이커, 미들블로커 연습에 리시브 연습도 같이 했다.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내 역할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지만 한 포지션에 고정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에 미들블로커에 공백이 생겼고 기회를 받았다. 나도 만족했고 이제 미들블로커 연습만 해보자고 생각했다.”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비결로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꼽았다. 한송이는 “첫 번째는 좋게 생각하는 것이다. 체력 관리나 웨이트 트레이닝은 모든 선수가 한다. 개인적으로 장점으로 뽑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마음가짐을 가지니 몸에 병도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 예전보다 몸 상태도 좋아졌고 부상 부위도 좋아졌다. 몸으로 느끼고 있어서 더 좋게 생활하려고 매사에 감사하며 훈련 중이다. 나뿐만이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도 좋은 효과를 주는 건 확실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송이는 다른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배구인생에 얼마나 온 것 같냐는 질문에 “5세트 10점”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한송이는 최근 이런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요새 경기를 보면 5세트에 25점까지도 가더라. 많이 남았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보여줄 게 많이 남은 것 같다”라며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익숙해지면 코트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송이는 자신이 꿈꾸는 바를 모두 이룬 이후에야 은퇴할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그는 “보여줄 수 있는 걸 최대한 보여주고 은퇴하고 싶다. 아직은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아직 40대까지 뛰어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이루고 싶은 게 없어지면 미련 없이 그만둘 것 같다”라며 “지금은 기록, 우승, 올림픽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만두기엔 아쉽다. 이루고 싶은 걸 모두 이루면 나이에 상관 없이 그만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화성/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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