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1순위 박현주, 최근 3경기 두자릿수 득점
이다현 독주하던 신인왕 레이스에 경쟁체제 변화
박미희 감독 "현주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지원사격
박현주 "욕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도전 나서

[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박)현주가 신인왕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배구에서 가장 힘든 게 리시브인데 고등학교 갓 졸업한 선수가 그것을 버틴다는 게 대견스러워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16일 한국도로공사와 홈경기를 승리한 뒤 기자들에게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거론 중인 박현주 칭찬을 늘어놓았다. 박현주는 이날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인 14점을 올리며 루시아(28점)와 함께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2(25-19, 25-19, 22-25, 20-25, 15-11)로 승리하며 7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주포 이재영의 공백을 신인 박현주가 조금이나마 메웠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빠진 이후 긴 슬럼프의 늪에 빠졌다. 이재영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을 마치고 돌아왔으나 무릎 연골 박리 진단을 받았고 지금까지 임시 휴업 중이다.
박미희 감독은 이 자리에 이한비, 김다은, 박현주 등을 투입하며 미래의 가능성을 옅봤다. 그 결과 박현주가 팀 연패 기간에도 윙스파이커 한자리를 책임지며 자신의 능력치를 최대로 발휘하고 있다.
박현주는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 흥국생명 공격에 힘을 보탰다.
사실 박현주가 처음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시즌 중반까지 박현주의 서울 중앙여고 동창인 현대건설 이다현이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다현은 양효진, 정지윤과 함께 미들블로커진을 꾸리며 현대건설의 선두 질주에 한 몫 거들었다.
박현주는 2라운드 1순위 신인이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일은 꿈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박현주는 강력한 왼손 서브로 원포인트 서버로 자리를 넓히더니 이제는 한 팀의 선발 라인업을 책임지는 선수로 올라섰다.
박현주는 "난 1라운드 지명자도 아니고, 키도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그런 거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을 했고, 운이 좋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맹활약에 박현주는 이다현, GS칼텍스 권민지와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 중이다. 박현주가 만약 신인왕을 탈 경우 V-리그 여자부 최초 2라운더 출신 신인왕 탄생이다.
참고로 남자부는 V-리그 출범 당시 LG화재(현 KB손해보험) 소속에 하현용(우리카드)이 3라운드 1순위로 신인왕을 탄 적이 있다.
에이스가 빠진 빈자리를 갓 데뷔한 신인이 막아주자 박미희 감독도 박현주를 신인왕 후보로 어필하고 있다.
"고등학교 갓 졸업한 선수가 리시브를 버티는 게 대견스럽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다 하는 선수가 몇 없다. 신인왕 무게감은 현주에게 조금 있지 않나 싶다. 팀이 잘 되고 있을 때 들어가는 거랑 안 좋은 상황에 들어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데 현주는 잘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한국도로공사전이 끝난 뒤 남긴 박미희 감독의 말이다.

박현주도 이제는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그는 "다현이, 민지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하더라. 사실 나도 신인왕 욕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내가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아직 어느 누구가 앞선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팽팽한 리그 순위 경쟁 등을 봤을 때 신인왕 경쟁 역시 리그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듯하다.
박미희 감독과 박현주가 그리는 내일의 목표는 뚜렷하다. 플레이오프 진출과 함께 신인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면 금상첨화다.
흥국생명은 지금까지 많은 신인왕을 배출했다. V-리그 원년인 2005년과 2005~2006시즌에 각각 황연주(현대건설), 김연경(엑자시바시)이 신인왕을 탔다. 이후 시간이 지나 2014~2015시즌 이재영, 2017~2018시즌 김채연이 영예를 안았다. 지난 시즌에는 이주아가 정지윤에 단 1표 차로 밀리긴 했지만 신인왕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과연 박미희 감독의 '박현주 신인왕 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흥국생명은 오는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와 경기를 가진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인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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