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세대교체’ 구상과 실험

이광준 / 기사승인 : 2020-02-17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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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진출 멀어지자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 제공
세터 이원정-미들블로커 정선아는 기대 부응 못해
안예림-하혜진 투입도 실험 모델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최근 경기에서 이 같은 말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6일 흥국생명과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기회를 좀처럼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잇딴 언급은 세대교체를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한국도로공사는 17일 현재 승점 22점(7승 16패)으로 5위에 올라있다. 3위 흥국생명과 승점 차이는 17점이다. 남은 7경기서 이를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성적도 5연패로 좋지 않다.


현실을 직시한 김종민 감독은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향후 이들이 한국도로공사 주축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터 이원정(20), 그리고 미들블로커 정선아(22)가 있다. 둘은 향후 한국도로공사를 이끌어 가야 할 핵심이다. 팀에서도 그렇게 여기고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믿음 속에서 둘은 올 시즌 코트에 자주 올랐다. 그러나 기대만큼 확실한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해 코칭스태프들은 고민에 빠졌다.

세대교체는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다. 두 베테랑 세터 이효희, 미들블로커 정대영은 분명 팀 주축 선수들이지만, 나이가 많아 대책이 꼭 필요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끝으로 둘은 FA 자격을 얻는다. 팀 입장에선 다양한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이미 시즌 전부터 둘의 대안으로 지목된 것이 이원정과 정선아였다. 어느덧 팀에서 서너 시즌을 소화한 둘은 올 시즌부터 주축으로 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비시즌부터 김종민 감독은 “이원정-정선아가 해줘야 한다”라고 기대감을 자주 드러냈다.

시즌 초 이효희와 정대영 컨디션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이들을 향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둘 활약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정선아는 배유나가 빠진 자리에 투입되며 선발로 자주 나섰지만 범실이 많았다. 지난 시즌 이효희의 백업 세터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원정은 기존에 보여줬던 장점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들의 부진은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최근 세터 자리에 신인 안예림이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81cm로 장신인 안예림은 향후 이원정과 함께 팀을 이끌어갈 선수다. 그러나 세터치고는 꽤 빠른 투입이었다. 일반적으로 세터는 비시즌 팀에서 함께 훈련한 뒤 나선다. 팀에서 세 번째 세터인 안예림은 훈련도 자주 하지 못한다. 보통 1, 2세터들이 팀 훈련에 주로 나서기 때문이다.

미들블로커로는 하혜진이 나섰다. 하혜진은 본래 날개 자원이다. 그러나 날개에는 나설 자리가 없었다. 181cm 신장과 뛰어난 점프력은 웜업존에만 있기에 아까운 자질이다. 김 감독은 미들블로커 자리에 하혜진을 투입했다. 하혜진은 블로킹과 함께 공격 때는 날개에서 대기하는 식으로 플레이를 펼쳤다.

안예림과 하혜진의 투입은 엄밀히 말해 이원정, 정선아에겐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프로 무대 경험이 없는 신인, 그리고 본 포지션이 아닌 선수가 들어와 활약하는 모습은 자존심 상할 일이다.

이원정, 정선아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평소 둘은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며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이다. 그러나 실전에서 그만큼 해내지 못하는 점은 안타까움이다.

김종민 감독이 ‘세대교체’를 본격적으로 선언한 이상, 이제는 믿음을 줘야 할 때다. 둘이 향후 한국도로공사의 기둥으로 역할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


사진_ 더스파이크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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