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2018~2019시즌에 이어 2019~2020시즌에도 V-리그 여자부에서 신인들이 대거 잠재력을 터뜨렸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지만 백업으로 꾸준히 출전하거나 주전 선수 공백을 틈타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다. 2019~2020시즌 신인들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살펴본다.
중앙여고 동기동창생의 활약
여자부 신인 중에는 중앙여고 동기동창생, 현대건설 이다현과 흥국생명 박현주가 빛났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건 이다현이었다. 1라운드부터 교체로 종종 모습을 드러낸 이다현은 일찍이 속공과 이동 공격 등, 자신의 장점을 선보였다. 2라운드에는 주전 미들블로커로 나서는 경기도 늘었다. 정지윤이 잠시 흔들리는 사이 주전으로 나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2라운드 17세트에 출전해 31점, 공격 성공률 33.33%에 세트당 블로킹 0.588개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주로 백업으로 출전했고 2라운드만큼 기록을 쌓지는 못했다. 현대건설은 이다현 덕분에 정지윤이 주춤할 때면 휴식을 주고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향후 정지윤이 원래 포지션인 윙스파이커로 돌아간다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라운드부터 출전시간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박현주는 이재영이 부상으로 결장한 4~5라운드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한비와 함께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채우며 꾸준히 코트를 밟았다. 리시브는 흔들렸지만(4, 5라운드 리시브 효율 각각 20.93%, 12.5%) 공격은 준수했다(4, 5라운드 공격 성공률 각각 35%, 35.63%). 원포인트 서버로 나설 때부터 강력함을 뽐낸 서브는 올 시즌 박현주의 존재감을 더 높여준 요소였다. 올 시즌 박현주는 서브 에이스 27개로 세트당 0.329개라는 상당히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팀 내 서브 점유율을 채웠다면 서브 부문 4위에 오를 수 있는 기록이었다.
이다현과 박현주는 동창간 신인왕 경쟁이라는 점 말고도 흥미로운 신인왕 경쟁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이다현이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실업배구 시절 신인왕을 차지한 어머니 유연수 씨와 함께 모녀 신인왕이 탄생하고 박현주가 신인왕을 차지한다면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초 2라운드 출신 신인왕이 탄생한다. 시즌 중 경기력뿐만 아니라 이야깃거리도 다양하게 남기는 두 선수이다.
다른 방식으로 기회를 받은 GS칼텍스 신인들
GS칼텍스 권민지와 이현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출전 기회를 받았다.
경기 출전 자체가 더 많은 건 이현이었다. 이현은 본래 포지션인 세터 역할보다는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현이 세터로 기회를 받은 건 4라운드였다. 당시 GS칼텍스는 중앙 공격 활용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고 그 일환으로 이현을 주전 세터로 내세웠다. 이현은 측면 공격수에게 가는 세트는 전반적으로 짧은 경향을 보였고 미들블로커 활용에서도 점유율은 높였지만 호흡은 완벽하지 않았다.

권민지는 지난 시즌 정지윤처럼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출전했고 시즌 막판에는 주로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 이소영이 부상으로 결장할 때는 박혜민과 함께 윙스파이커 대체 자원으로 코트를 밟았다. 3라운드에 가장 많은 세트(5경기 16세트)를 소화하며 30점, 공격 성공률 30.43%를 기록했다. 당시 리시브 효율은 13.51%로 리시브는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 미들블로커로 출전할 때는 정지윤처럼 측면 공격수에 가까운 공격을 펼치며 GS칼텍스의 공격 다양화에 힘을 보탰다.
‘부상&대표팀 차출’ 공백을 메운 선수들
주축 선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전한 선수들도 있었다. IBK기업은행 육서영과 흥국생명 김다은이 여기 해당한다.
육서영은 표승주가 부상으로 결장할 당시 주전으로 나섰다. 2라운드 전 경기에 출전해 25점, 공격 성공률 24.68%, 리시브 효율 26.21%를 기록했다. 표승주가 복귀한 이후에는 출전 시간이 줄었고 3~6라운드까지 9세트 출전에 그쳤다.

김다은은 루시아가 맹장염 수술과 시즌 막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결장할 때 기회를 잡았다.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는 경기도 있었다. 흥국생명이 4세트 6-18을 뒤집고 5세트 끝에 승리한 2019년 11월 30일 KGC인삼공사전에서는 4세트 교체 투입돼 분위기 반전에 앞장섰다. 루시아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세트 막판 빠진 2월 8일 IBK기업은행전때는 14점을 올리기도 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특성상 출전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1순위’ 정호영이 나아갈 방향은?
뛰어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으로 기대를 모은 KGC인삼공사 정호영은 1순위 지명을 받았지만 올 시즌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20경기 38세트). 시즌 초반에는 백업 윙스파이커나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확실한 활약을 펼치기까지는 어느 정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즌 전 예상이 맞아떨어진 경기력이었다. 윙스파이커로 나서기에는 리시브가 많이 부족했다. 공격에서는 신장과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타점은 좋았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시즌 전 계획이었던 윙스파이커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던 가운데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선 한 경기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9년 12월 18일 한국도로공사전에 미들블로커로 출전한 정호영은 득점은 5점으로 적었지만 공격 성공률 62.5%를 기록했고 타고난 높이를 활용한 플레이와 함께 공격도 측면보다 힘이 실린 모습이었다.
정호영은 다가올 비시즌이 중요하다. 팀에서 어느 포지션에 맞춰 준비하느냐에 따라 향후 발전 가능성도 크게 달라진다.
한편 다른 두 1라운더, IBK기업은행 최가은과 한국도로공사 안예림은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각자 포지션에서 출전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최가은은 9세트, 안예림은 11세트만 출전했다. 두 선수 역시 2년차 시즌에 좀 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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