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 임무 수행 후 내부 승격
박철우 이적으로 충격 받은 선수단 분위기 추스르는 게 급선무
선수 시절과 다른 모습 보여주겠다고 다짐
"삼성화재는 한국프로배구 최고 명문팀이다"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지금은 선수들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게 가장 중요하죠."
삼성화재 원클럽맨 출신인 고희진(40) 신임 감독이 지난 20일 제4대 삼성화재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고희진 신임 감독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타 팀 이적 없이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고희진 감독은 V-리그 통산 8회 우승을 만들어 낸 공적을 인정받아 은퇴 시즌에는 구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하였다.
2016년 은퇴 후 삼성화재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두 시즌 간 수석코치 역할을 수행했고, 드디어 친정팀에서 첫 감독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고희진 감독은 1980년생이다. V-리그 13개팀 감독 중 1980년대생은 고희진 감독이 유일하다.
20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고희진 감독은 "지금 팀 여건이 많이 안 좋다. 주말 이후 더 안 좋아졌다. 상황이 많이 안 좋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얻어 솔선수범해 모든 일에 앞장서겠다. 모든 부담감은 내가 짊어지겠다. 선수들이 신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고희진 감독의 말처럼 삼성화재 선수단의 분위기는 처져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삼성화재의 정신적 지주 박철우가 FA 자격을 얻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정성규 역시 "철우 형이 떠나 아쉽다"라고 전했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단 구상은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잘 준비해보겠다"라며 "외국인 선수는 올라와 있는 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 (박)철우가 빠졌기 때문에 아포짓 스파이커로 봐야 할 것 같다. 잘 한 번 찾아보겠다. 우리 팀 컬러에 맞는 선수들을 찾아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 시절 중앙에서 빠른 속공과 블로킹은 물론이고 화려한 세리머니로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릴라처럼 가슴을 치며 포효하던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세리머니는 선수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선수는 코치랑 다르고, 또 코치는 감독이랑 다르다. 물론 나를 보면 선수 시절 이미지가 많이 떠오르는 게 당연하다.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내가 바뀌어야 한다."
그의 목표는 V8에 빛나는 삼성화재를 다시 명문팀으로 이끄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2013~2014시즌 우승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록이 없다. 정규리그 우승 역시 2014~2015시즌이 마지막이다. 최근 두 시즌에는 4위와 5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고 감독은 "지금은 성적이 안 좋지만 삼성화재는 한국 배구 최고의 명문 팀이었다. 8개의 별을 달고 있다. 신치용, 임도헌, 신진식 감독님을 모두 모셨는데 세 감독님이 만든 삼성화재의 DNA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화재 왕조 시절을 겪은 선수가 (지)태환이나 (고)준용이 뿐이다. 지도자인 내가 불안하면 선수들도 불안해진다. 선수들 분위기 잘 추슬러 꼭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고희진 감독은 코치 경험만 있을 뿐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 은퇴 후 곧바로 코치를 맡았고,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내부 승격을 했다. 코치와 감독은 전혀 다른 위치다. 고 감독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감독으로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시행착오는 분명히 겪을 것이다. 나는 2003년도에 삼성화재에 온 뒤 단 한 시즌도 코트를 떠난 적이 없다. 계속 남자배구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최태웅 감독님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님들이 시행착오를 한 번씩 겪었다. 실수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
마지막으로 고희진 감독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성을 6월까지는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훈련의 방식 변화는 필요하다. FA 영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데 중점을 두겠다. 선수들과 좋은 성적 거두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4월 26일까지 휴식을 가지며, 4월 27일 공식 상견례를 시작으로 비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사진_삼성화제 제공,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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