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남자부는 미들블로커, 여자부에선 세터 이동이 활발했다.
지난 10일 자유계약선수(FA) 공시와 함께 막을 올린 FA 시장이 27일 보상선수 지명까지 완료하면서 막을 내렸다. 여자부에서는 이재영-이다영이 흥국생명 한 팀에서 뛰게 되면서 화제를 모았고 남자부에선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전격 이적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대형 FA 이적과 함께 이번 FA 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 포지션이 있다. 남자부는 미들블로커, 여자부는 세터였다.
이번 FA 시장에서 팀을 옮긴 남자부 여섯 명 중 세 명이 미들블로커였다(진상헌, 이수황, 장준호). 보상선수가 없는 B, C등급 선수들이 다수 FA로 풀린 때와 맞물려 많은 팀이 미들블로커 보강을 노리면서 일어난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력처럼 미들블로커 영입을 위해 나섰지만 계약에는 이르지 못한 팀도 나왔다.
미들블로커도 연쇄 이동 성향을 띠었다. 진상헌이 OK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면서 2019~2020시즌 주전 미들블로커가 모두 사라진 대한항공도 미들블로커 보강이 필요해졌다. 이에 여러 팀에서 제안을 받은 이수황 영입에 나선 끝에 계약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이수황이 여러 팀에서 제안을 받고 이적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장준호를 영입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여러 팀들이 더 적극적인 영입전을 펼친 데에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즉시전력감 선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고 즉시전력감이 최근 많지 않은 신인드래프트보다는 검증된 FA 영입으로 약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구단들이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까지 미들블로커가 상당수 지명됐지만 많은 출장 기회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 이에 좀 더 검증된 FA를 영입하는 쪽으로 전력 보강 방법을 택한 것이다.

여자부에서는 이다영, 조송화, 염혜선, 이효희까지 주전급 세터들이 다수 시장에 나오면서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세터 연쇄 이동 가능성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FA 시장 내내 오갔다.
주전 세터가 떠난 현대건설은 세터 보강을 위해 나섰지만 영입은 없었다. 조송화와 염혜선은 각각 일찍이 IBK기업은행 이적과 KGC인삼공사 재계약에 합의한 상황에서 주전급 세터 매물은 이효희뿐이었다. 이효희 영입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효희는 은퇴를 선택했다. 현대건설은 보상선수로 신연경을 지명하면서 팀 내 세터 자원은 김다인과 김현지만 남게 됐다. 앞으로 세터 영입이 없다면 두 선수로 차기 시즌 주전 세터 자리를 메워야 한다.
IBK기업은행은 2019~2020시즌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인 이나연을 대신해 주전 세터를 맡을 수 있는 조송화를 영입했다. 김우재 감독은 조송화의 높이와 경기 운영 능력에 기대를 건다고 밝혔다. KGC인삼공사는 2019~2020시즌 반등에 성공한 염혜선 재계약에 성공해 시즌 막판 상승세를 달린 전력을 최대한 유지했다.
세터 이동은 리베로 이적으로도 이어졌다. 팀을 옮긴 두 세터 모두 A등급 FA였기 때문에 보상선수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으로부터 신연경을 지명했고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박상미를 데려왔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처음부터 리베로 보강에 중점을 뒀다고 밝히면서 현대건설이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은 신연경을 데려가는 것까지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두 팀은 리베로 자리를 새로운 선수들로 채웠다. 흥국생명은 박상미와 도수빈, 남은빈으로 김해란이 떠난 리베로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남녀부 모두 특정 포지션이 활발하게 움직인 가운데 향후 트레이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여전히 미들블로커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며 한국전력 역시 미들블로커 보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여자부는 현대건설이 세터 보강을 위한 후속 작업을 펼칠 수도 있다.
FA 시장은 막을 내렸지만 추후 트레이드 등도 눈여겨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기자), 흥국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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