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떠나는 박기원 감독 "팬들의 사랑, 가슴 속에 안고 갑니다"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04-29 2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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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 대한항공과 4년 간의 동행 마침표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프전 우승 1회 안겨
당분간 아내와 시간 보내며 휴식 취할 예정
"이제는 배구 대신 아내에게 열정을 쏟겠다"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대한항공을 응원해 주신 팬들의 사랑을 가슴에 꼭 안고 있겠습니다."

박기원(68) 감독이 네 시즌 동안 맡은 대한항공과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지난 29일 대한항공은 박기원 감독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6년 4월 처음 대한항공 감독직에 부임한 박기원 감독은 네 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1회를 기록했다.

1951년생인 박기원 감독은 V-리그 13개 팀 감독 중 최고령 감독이었다. 고령의 나이에도 언제나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가르쳤다.

29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박기원 감독은 "구단과 이야기를 잘 나눴다. 새로운 변화를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19~2020시즌을 다 마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박기원 감독은 대한항공을 강팀으로 이끌었다. 부임 첫 시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2017~2018시즌은 박기원 감독이나 대한항공에게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를 2승 1패로 따낸 뒤,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 1패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에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안았다. 만년 3위 팀이라는 오명을 한 번에 씻긴 우승이었다. 2018~2019시즌에도 팀에 정규리그 우승을 남겼다. 2019년 컵대회에서도 우승했으니 대한항공에서 들 수 있는 우승컵은 모두 들었다.

"우승했던 순간이 모두 기억에 남는다. 감독으로서 들 수 있는 우승컵은 모두 들었다. 이제는 조금씩 쉬면서 향후 일정을 생각해볼 예정이다."

대한항공 일부 선수들은 이번 주에 복귀했지만 대부분이 5월 3일에 복귀한다. 박기원 감독은 아직 대한항공 모든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한 셈이다. 조만간 대한항공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박기원 감독에게 4년 동안 동고동락한 대한항공 선수들은 어떤 존재일까.

박 감독은 "대한항공 선수들 모두가 기억에 남는다. 착하고,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모여 있기에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하고 성적이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연습했기에 4년 동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본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라고 설명했다.


박기원 감독은 당분간 집에서 와이프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감독직을 내려놓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게 아침 6시 알람을 끄는 것이었다. 지금은 와이프와 쉬고 싶다. 우리 와이프가 나 때문에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외국 여행은 가지 못하지만 국내 여행이라도 가보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이어 "휴식을 취하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러브콜이 들어온다면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고령자 우대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별로 원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선수-지도자로 있는 동안 자신의 곁을 묵묵히 지켜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운동선수, 지도자들의 아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 지금까지 배구에 열정을 쏟았는데 이제부터라도 가정과 아내에게 열정을 쏟겠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아내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끝으로 박기원 감독은 그간 자신과 대한항공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한 마디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 감독은 "팬들에게 직접 인사라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기사를 통해 인사를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동안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대한항공을 응원해 주신 팬들의 사랑을 가슴에 꼭 안고 있겠다"라고 웃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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