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월드스타' 김연경(32)의 국내 복귀설이 연일 배구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터키리그를 떠난 김연경이 차기 행선지 중 하나로 V-리그 복귀를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뒤 일어난 현상이다.
4일 열린 2020 KOVO(한국배구연맹)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김연경은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이날 외국인 선수 이상으로 김연경의 이름이 자주 언급됐다.
그만큼 김연경의 V-리그 복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흥국생명은 지난 3일, 김연경 측과 처음 만났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좋은 대화를 나눴고 보도된 것처럼 선수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팬들은 대부분 김연경의 V-리그 복귀를 반기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팬은 "김연경 선수가 V-리그로 돌아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라며 "흥국생명과 타팀 간의 실력 차이가 생긴다고 하는데 어느 리그든, 종목이든 실력 차이는 당연히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김연경 선수의 선택이다. 기다려줘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합류한다면 이재영-이다영-김연경이라는 국가대표 트리오가 구축된다. 여기에 기존 김세영, 김미연, 이주아 등 전현직 국가대표가 즐비하다. 박현주, 이한비 등 잠재력 있는 선수들도 대기 중이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국가대표급 라인업이다.
이로 인해 타팀 감독들은 김연경의 합류가 내심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력 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팀 감독은 "김연경이 합류한다면 다른 팀 감독으로서는 굉장히 힘들 것 같다. 실력 차이가 크게 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었다. 김연경이 합류한다고 꼭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배구계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김연경이라는 슈퍼스타가 오는 건 리그 흥행에 도움 되는 일이다"라며 "김연경이 합류한다고 성적이 바로 올라간다? 이것은 장담 못 하는 일이다. 다른 종목들을 예로 들면 슈퍼스타가 즐비한 팀이라도 우승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뭐든지 뚜껑은 까봐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도적인 측면에 대해 아쉬움을 보인 이도 있었다. 흥국생명은 2013년에 김연경을 임의탈퇴로 묶었다. 복귀할 경우 흥국생명에서 두 시즌을 뛰어야 한다. '대의적 측면에서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임의탈퇴를 해제시키고 다른 팀들과도 동등한 협상 과정을 가질 기회가 있었으면 어떨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B팀 감독은 "해외리그에서 고생한 김연경 선수가 오면 흥행에 도움이 되는 게 맞다. 다만 규정상 임의탈퇴가 풀리면 무조건 흥국생명을 가야 되는 게 아쉬움이다. 다른 팀들도 '우리도 동등하게 이적 협상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김연경 선수가 흥국생명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타팀 선수들이 보고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존중해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김연경 측은 신중한 상황이다. 연봉, 임의 탈퇴 해제 등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연경 측은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올해 FA 계약을 하지 않았나. 그런 상황에서 연봉이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가 구단 측을 압박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한국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 중이다. 지금까지 잡힌 방송 스케줄 외에 방송 출연 및 인터뷰 요청은 정중히 사양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C 선수는 "그 누구보다 김연경 선수의 의견이 중요하다. 많이 기사화되었지만 상황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미 흥국생명 측과 한 번 만남을 가진 김연경 측은 신중한 움직임을 계속 취하고 있다. 김연경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지금부터는 김연경의 시간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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