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건이 야전사령관으로 있는 삼성화재의 기세가 무섭다.
2022-2023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삼성화재의 주전 세터는 노재욱이었다. 이호건은 처음 3경기만 선발로 나서고 이후로는 웜업존을 지키다 노재욱이 흔들렸을 때 투입됐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6연패에 빠지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김상우 감독은 3라운드 우리카드전부터 이호건을 주전 세터로 기용했고 이호건은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며 김상우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도록 만들었다.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과 5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이호건은 선발로 출전했다. 1, 2세트는 대한항공에 내주며 어렵게 시작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삼성화재가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주며 3-2(24-26, 22-25, 25-21, 25-19, 15-12)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3연승에 성공하게 됐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이호건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이크바이리), 김정호, 김준우에게 정확한 공을 배달했고 세트 성공률 58%라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호건은 “연승을 이어 나갈 수 있어서 좋고 내가 흔들렸지만 선수들이 잘 처리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어떤 부분에서 흔들렸다고 생각한 걸까. “토스가 내 생각대로 정확하게 가지 않고 네트에서 떨어지거나 짧은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좋은 공격으로 해결해 준 선수들이 고맙다”라고 밝혔다.
1, 2세트를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한 삼성화재가 3세트부터 달라졌던 이유를 묻자 이호건은 “2세트까지는 선수들 모두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3세트 들어가기 전에는 감독님께서 ‘부담 없이 우리거 하고 그냥 막 해보자’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뛰고 재밌게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알렸다.
최근 이호건은 미들블로커를 이용한 속공도 점차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지난 시즌까지도 속공 쓰는 게 무서웠는데 비시즌에 연습을 많이 하고 감독님도 믿어주신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하다 보니 잘 되는 것 같다”라면서 비결을 알렸다.
삼성화재가 우리카드와 2연전에 이어 대한항공을 상대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이유 중 이호건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호건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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