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용이 본인의 진가를 보여줬다.
2021-2022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정한용은 프로 2년 차의 선수다.
본인과 같은 포지션에 곽승석과 정지석이라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대한항공에서 자리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한용을 조금씩 기용했고 데뷔 시즌에는 10경기(26세트)에 출전해 29점을 올리며 준수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비시즌 동안 열심히 훈련에 임한 정한용은 2022 순천 KOVO컵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토미 감독도 정한용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2022-2023시즌에는 조금 더 많은 경기에 출전시켰다. 하지만 원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정한용은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었고 기회가 찾아왔다.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3세트 도중 곽승석이 종아리 쪽에 통증을 느끼고 정한용과 교체됐다.
곽승석의 부상은 안타까웠지만 정한용 입장에서는 본인을 증명해야 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리고 정한용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세트 중반에 투입된 정한용이지만 자신감 있게 경기에 참여하며 3세트에 팀에서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6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은 5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100%로 놀라운 기록이었다.
이어진 4세트에서도 선발로 나선 정한용은 3점, 공격 성공률 75%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한용은 서브 1점 포함 9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88.9%를 기록하며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분명 보완해야 할 점도 보였다. 아웃사이드 히터의 필수 조건 중 하나인 리시브 능력과 범실 관리는 곽승석과 정지석을 대체하기 위해서 더욱 보완해야 하는 정한용의 숙제다.
이날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1-3(25-13, 22-25, 23-25, 18-25)으로 패하며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대한항공과 대한민국 배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정한용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