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째 V-리그 이야기의 관전포인트 넷

이보미 / 기사승인 : 2023-10-10 07: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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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20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2023-24시즌 변화도 적지 않다. V-리그 최초로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하면서 각 팀당 외국인 선수만 2명을 보유하게 됐다. 외국인 사령탑들도 눈에 띈다. 남자, 여자부 각 2명씩 총 4명으로, 역대 V-리그 최다 외국인 감독이 새 무대에 오른다. 이제 미카사 공이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대회에 이어 V-리그에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하나. 20번째 V-리그
2005년 2월 20일 당시 KT&G 2005 V-리그가 개막했다. 남자부 현대스카이워커스(현 현대캐피탈)와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첫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고, 삼성화재와 KT&G(현 정관장)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렇게 초대 우승팀이 탄생했다. 이후 2005-06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총 19번의 시즌이 지나갔다. 다가오는 2023-24시즌은 20번째 V-리그다. V-리그 역사와 함께 뛰는 선수들도 있다. 이들이 새 시즌에는 또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1978년생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은 남녀부 통틀어 현역 최고령 선수다. 2005년 프로 원년 멤버다. 당시 여오현은 삼성화재 소속이었고, 2013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2023-24시즌에도 코트 위에 오른다. 역대 통산 최다 출전 경기 수를 보유한 주인공도 여오현이다. 603경기를 기록했다. 역대 통산 승수는 414승으로 역시 1위다. 승률은 68.66%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역대 리시브정확, 디그, 수비 모두 1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젊은 피’ 박경민이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면서 출전 기회는 줄었지만, 여오현의 역할도 분명하다. 여오현도 팀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코트 위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비시즌부터 철저한 관리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그가 걷는 길이 곧 역사다. 여오현은 삼성화재 시절 7차례, 현대캐피탈에서의 2차례 챔피언 등극에 이어 10번째 우승 반지를 노린다.


1982년생 미들블로커 하현용(삼성화재)도 2005 V-리그부터 시작해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여오현에 이어 역대 출전 경기 수 569경기로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역대 통산 블로킹 득점은 1017득점으로 3위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여자부에서도 살아있는 레전드가 있다. 1981년생 미들블로커 정대영(GS칼텍스)도 2005년 첫 V-리그부터 뛰었다. 직전 시즌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우승컵까지 거머쥐었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정대영은 GS칼텍스로 이적해 새 출발을 알렸다. 총 보수도 87.5%가 오른 3억원에 사인을 했다. 여전히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엄마 선수’ 정대영은 여자부 역대 4번째인 501경기 출전, 개인 승수는 272승으로 역대 1위다. 여자부 역대 최다 출전 경기 수는 임명옥(한국도로공사)의 523경기다.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지켜볼 만하다. 역대 블로킹 2위 정대영의 도전도 계속된다.


517경기 출전한 한송이(정관장), 475경기를 뛴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 역시 프로 원년 멤버다. 한송이와 김해란은 각각 2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200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은 황연주(현대건설),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은 임명옥도 있다. 특히 임명옥은 새 시즌에도 주전 리베로로 뛴다. 지치지 않는 임명옥의 행보도 주목된다.

둘. ‘최대 변수’ 아시아쿼터
V-리그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2명이 뛴다. 올해 처음으로 V-리그에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새 시즌 V-리그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팀들은 아시아쿼터를 통해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다. 남자부 삼성화재는 아포짓,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까지 겸하고 있는 에디(몽골)를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한국전력도 일본 출신의 리베로 료헤이 이가와 손을 잡고 탄탄한 리시브 라인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심산이다. 현대캐피탈도 중앙을 보강했다. 대만 국가대표 출신인 203cm 미들블로커 차이 페이창을 지명하면서 중앙에서의 세대 교체를 꾀한다.


여자부도 상황이 비슷하다. 세터,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미들블로커 등 포지션이 다양하다. 전체 1순위로 IBK기업은행 지명을 받은 폰푼 게드파르드가 가장 눈길을 끈다. 폰푼은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주전 세터다. 폰푼이 코트 위에서 지휘하는 태국은 현재 한국 여자배구대표팀보다도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폰푼을 등에 업은 IBK기업은행의 변화 예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폰푼과 나란히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이 시통(현대건설), 아포짓 타나차 쑥솟(한국도로공사)의 활약 여부에 따라 여자부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위파이도 현대건설의 희망이다. 황민경은 팀을 떠났고, 고예림과 정지윤은 부상으로 자리를 지웠다. 새 외국인 선수 모마와 위파이의 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자유계약선수(FA) 박정아, 정대영이 이적을 하면서 전력 누수가 생겼다. 하지만 빠른 공격을 펼치는 타나차와 함께 공격력을 보완하고자 한다. 정관장이 선택한 메가왓티 퍼티위도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드러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각 팀들은 가용할 선수 자원이 늘어났기에 전력 보강은 충분히 됐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셋. 외국인 감독만 4명
기존의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에 이어 2023년 OK금융그룹과 페퍼저축은행도 각각 오기노 마사지 감독과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했다. 남녀부 총 14개 팀 중 4개 팀의 사령탑이 외국인이다. 역대 최다 외국인 사령탑들이 V-리그 무대에 오른다.


핀란드 출신의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년 5월부터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았다. 2020-21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의 통합우승에 이어 틸리카이넨 감독도 2021-22, 2022-2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끌며 포효했다. 1987년생으로 한선수, 유광우보다도 나이가 적지만 오직 배구에 대한 집념과 리더십으로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온 아본단자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사령탑이다. 이탈리아, 튀르키예 리그에서도 성과를 냈고, 캐나다 대표팀도 맡은 바 있다. 직전 시즌 도중 흥국생명 감독으로 선임됐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준우승을 거두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연경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OK금융그룹은 석진욱 전 감독과 작별을 고하고, 일본의 오기노 감독을 영입했다. 팀 체질 개선 등 변화를 도모 중이다. 페퍼저축은행도 미국에서도 대표팀 등에서 경험을 쌓으며 잔뼈가 굵은 조 트린지 감독과 동행한다. 조 트린지 감독만의 배구 색깔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남녀부 각 2명의 외국인 사령탑이 새 시즌을 맞이한다. 남녀부 각 외국인 사령탑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일본 리그에서 4시즌을 보낸 틸리카이넨 감독과 오기노 감독, 세계 곳곳에서 인정을 받은 아본단자 감독과 조 트린지 감독의 맞대결도 20번째 V-리그를 즐기는 요소 중 하나다.

넷. 미카사 공은 처음이지?
2023-24시즌 V-리그 공이 달라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국제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프로배구 사용구 변경을 결정했다. 다가오는 시즌부터 2025-26시즌까지 총 3시즌 동안 FIVB 공인구 미카사 공을 쓴다. 지난 7월 KOVO는 “기존 스타볼에서 FIVB 주관 대회 및 해외 여러 리그에서 사용구로 쓰이고 있는 미카사볼로 교체하여 선수들이 향후 국제대회 참가 시 미세한 볼 감각과 적응력을 높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OVO는 2023년 컵대회부터 미카사의 V2002W 공을 공식 사용구로 사용했다.

 

미카사 공을 접한 현장에서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오히려 나한테는 미카사 공이 잘 맞는다”고 말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리시브를 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플로터 서브를 보다 위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서브를 받아야하는 리시버들은 공의 낙하지점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반응이다.


바뀐 공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럼에도 각 사령탑들은 적응 기간을 길게 내다보지 않는다. 같은 조건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돌입하는 만큼 빠르게 공에 적응한 상태로 코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_이보미 기자

사진_KOVO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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