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9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0, 23-25, 25-23, 15-11)로 이겼다.
봄 배구 희망이 꺼지지 않은 KB손해보험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KB손해보험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승리를 챙긴 것. 이 승리로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3연승을 달린다. 6위라는 순위가 무색할 정도로 경기력도 좋다.
승리의 주역인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블로킹 4개와 서브 3개, 후위 공격 19점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함과 동시에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인 49점을 올렸다. 그야말로 맹폭이었다.
황택의 역시 강한 서브로 상대를 제압했다. 2세트에 기록한 3개의 서브가 역대 19호로 서브성공 200개를 만들었다.
이들은 의외로 덤덤한 모습이었다. 황택의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비예나 빼고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도 세트마다 정신 차리고 하는 선수들이 있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 같이 해낸 부분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비예나도 “이길 수 있어 좋다.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가는 걸 느낀다. 앞으로도 많은 경기를 이겨서 봄 배구에 가고 싶다. 이날은 코트 안에서 선수들의 에너지가 그전과 다르다고 느꼈다. 다들 열심히 하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봄 배구 진출에 있어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좋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의 최근 경기를 살펴보면 5세트 접전이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1월 27일 4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 1월 31일 우리카드 전도 모두 풀세트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지치지 않는 모습의 비예나다. 그는 “매주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스스로를 관리하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몸이 좋은 상태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한다. 몸 상태가 좋은 날엔 황택의에게 많은 공을 달라고 요구한다. 체력 부담이 많지 않다”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비예나의 맹활약 속에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아웃사이드 히터의 부진이었다. 이날 황경민은 블로킹 2점, 서브 1점을 포함한 15점을 올렸지만, 경기 초반에는 득점에 가담하지 못했다. 한성정 역시 블로킹 1개를 포함한 6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35.71%로 낮았다.
이에 대해 황택의는 “경기 시작 전에는 비예나 쪽에 상대 타이스가 있으면 다른 블로킹보다 버거울 수 있어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뚫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그렇지만 초반에 안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웃사이드 히터 선수들이 공을 못 때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토스 문제도 있다. 다음 경기 때는 잘 맞춰서 나와야 한다. 잘할 거라고 믿는다”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또한 서브성공 200개를 달성한 황택의는 “몸이 안 좋을 땐 공보다 내가 빨리 떨어져서 타점을 잡지 못하고, 리듬도 맞지 않는다. 이날은 공을 던졌을 때 나도 함께 따라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잘 들어간 거 같다”며 서브의 비결을 밝혔다.
황택의뿐 아니라 비예나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왕관을 썼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기지 못했다면 못 즐겼을 거다. 팀이 승리를 가지고 갈 수 있어서 트리플 크라운이 뜻깊다”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두 선수 모두 상금을 챙겼다. 하지만 이들은 상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밝히지 않았다. 비예나는 “저번에 괜히 말했다가 커피를 산 적이 있어 말을 아끼겠다”며 모두 웃게 했다. 그러자 황택의도 “나도 아끼겠다”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후인정 감독은 이날 비예나의 활약에 대해 지난 시즌 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었던 케이타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하며 극찬을 보냈다. 황택의에게도 케이타와 비예나의 차이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비예나를 한 번 쳐다본 후 “난 비예나가 좋다”며 웃었다. 이어 “배구 센스는 비예나가 더 좋고, 케이타는 그냥 타고난 느낌이다”라고 말하며 차이를 짚었다.
마지막으로 KB손해보험이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물었다. 황택의는 “흔들린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어떤 팀을 만나든 쉽게 질 거 같지 않다. 올라갈 힘이 생겼다”고 말했고, 비예나는 “지금 중요한 건 안전성을 가져가는 거다. 서브 범실을 줄이고, 리시브에서도 안정적으로 된다면 플레이오프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 아직 낮은 순위지만 다 같이 열심히 하고, 집중력을 가진다면 충분히 갈 수 있다”며 자신감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_의정부/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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