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견인한 알리가 팬들과 즐거운 시간까지 보냈다.
전체 1순위라는 타이틀을 달고 우리카드에 입성한 아시아쿼터 선수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는 기대에 부응하는 맹활약을 시즌 내내 이어가고 있다. 강력한 서브와 파이프, 무엇보다 넘치는 승부욕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알리는 어느덧 공격종합 1위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로 거듭났다.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도 알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3개 포함 27점을 퍼부으면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64.86%로 높았다. 알리의 맹활약과 함께 우리카드는 삼성화재를 3-1(27-25, 25-22, 28-30, 25-17)로 꺾고 4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알리는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약간 늦게 인터뷰실을 찾은 것에 대해 “미안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사과를 전하는 모습은 친근하면서도 유쾌했다. 그는 “모든 우리카드 식구들에게 고맙다. 모두가 같이 이기고 싶어 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앞으로도 승리를 갈망하는 마음을 쭉 간직한 채 승리를 이어가면 좋겠다”고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알리는 응원석 근처로 다가가 팬들과 함께 자신의 응원가를 즐기기도 했다. 팬들이 목청껏 자신의 응원가를 불러주자 알리는 흥겨운 안무로 화답했다. 그는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팬 여러분들과 소통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 힘을 얻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응원가를 통해 팬 여러분들과 선수들은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며 V-리그의 응원가 문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알리는 경기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두산 니콜리치(등록명 니콜리치)가 아직 긴 시간 코트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알리는 많은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묻자 알리는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팀을 도울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수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그래서 많은 점수를 낼 수 있다. 배구는 여섯 명이 하는 거다.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생의 선수답지 않은 의젓한 이야기였다.
이날 알리의 맞은편에서 만만치 않게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한, 알리의 동포 한 명이 있었다. 바로 삼성화재의 주포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다. 파즐리는 아포짓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의 변신에 도전하는 중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두 포지션을 오가기도 했다.
알리는 파즐리에 대해 “정말 친한 사이다. 이란에 있을 때도 비슷한 지역에서 함께 지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친구인 만큼 서로 힘을 얻고, 경기 때 만나면 동기부여도 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즐리는 어디서든 잘하는 선수지만 개인적으로는 주 포지션인 아포짓에서 뛴다면 더 잘할 것이고 상대 팀에 더 많은 압박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알리는 우리카드에 대한 애정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그는 “우리카드의 친구들은 모두 좋은 친구들이다. 우리카드가 아닌 다른 6개 팀이 나를 원한다 해도 우리카드에 남고 싶다. 물론 한국에 남을지, 혹은 다른 나라로 떠날지 미래는 모른다.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 남는다면 무조건 우리카드에서 뛰고 싶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알리는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도,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팬들에게도 거대한 존중과 감사를 전했다. 이런 태도를 가진 선수이기에 코트 위에서도 더욱 빛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인터뷰였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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