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상대로 4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승리를 향한 5번째 도전에 나선다. 이번에도 대한항공을 잡지 못하면 선두 등극은 요원해진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현대캐피탈은 16승 10패(승점 49)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 있다. 아직 1위 대한항공(19승 7패, 승점 56)과는 격차가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최근 3연패에 빠지며 흔들리고 있어, 막판 뒤집기의 기회는 아직 살아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이 경기 승리 시 흔들리는 분위기를 다잡으며 정규리그 1위 굳히기에 들어가게 된다. 거기에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현대캐피탈과의 천적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지금껏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4전 전승을 달린 데에는 정지석의 공이 크다. 대한항공의 현대캐피탈 상대 항목별 최고 기록은 득점(63점), 블로킹(14점), 서브(5점), 수비(5개)까지 모두 정지석의 차지다.
특히 블로킹은 가히 압도적이다. 미들블로커이자 현대캐피탈에서 대한항공 상대로 가장 많은 블로킹을 잡아낸 최민호(8개)보다도 많은 블로킹을 잡아냈다. 이번 시즌 세트 당 평균 0.57개의 블로킹을 기록하고 있는 정지석은 현대캐피탈전에서는 무려 세트 당 0.933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정지석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최다 블로킹 경기 역시 현대캐피탈과의 4라운드 맞대결이었다. 이 경기에서 정지석은 경기 최다인 24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 60.71%를 기록했다. 블로킹도 6개나 잡아냈다.
정지석을 봉쇄하지 못하면 이번 맞대결 역시 현대캐피탈에게 어려운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방법이 제한적인 것이 문제다. 서브로 정지석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 정지석은 리시브도 40.13%의 리시브 효율로 리그 6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리시브를 받고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플레이에도 능하다. 결국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와 미들블로커들의 높이를 이용해 정지석을 봉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과연 현대캐피탈의 블로커들이 이번에는 정지석을 막을 수 있을까.
MB 허수봉 변칙 전술, 유지할 것인가 돌아갈 것인가
현대캐피탈은 지난 4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경기부터 변칙 전술을 가동했다. 아포짓으로 뛰던 허수봉을 미들블로커로 옮기고, 홍동선을 아포짓에 배치했다. 두 선수는 끊임없이 역할을 교대하며 상대방을 혼란시켰다. 아포짓과 미들블로커를 모두 소화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허수봉과 홍동선을 스위칭하는 변칙 전술은 OK금융그룹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데 기여했지만, 한국전력전에서는 그닥 재미를 보지 못했다. 허수봉은 이동공격까지 구사했지만 전위에서 4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홍동선은 18.18%의 저조한 공격 효율을 기록하며 제몫을 하지 못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 1-3으로 덜미를 잡히며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승점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태웅 감독이 대한항공전에서도 허수봉을 미들블로커로 기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허수봉은 그간 대한항공을 상대로 썩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6개 팀 중 대한항공을 상대로 가장 공격 성공률이 떨어진다(45.45%, 시즌 평균 50.71%). 반면 홍동선은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6개 팀 중 대한항공을 상대로 가장 공격 성공률이 높다(45.83%, 시즌 평균 39.05%). 지표상으로는 또 한 번 변칙 전술을 가동해 볼 명분은 있다.
변칙 전술을 다시 가동할 만한 이유는 서브에서도 찾을 수 있다. 허수봉과 홍동선을 동시에 기용하면 박상하, 송원근 등의 미들블로커들이 나설 때보다 선발 라인업의 서브 위력이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다. 앞선 4번의 맞대결 중 유일하게 승점을 따낸 4라운드를 제외하면 현대캐피탈은 늘 서브에서 대한항공에게 밀렸다. 허수봉과 홍동선의 강서브로 활로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현대캐피탈 – 허수봉(OP/MB)
어떤 포지션으로 나오든, 대한항공을 격파하기 위해서는 허수봉의 활약이 절실하다. 시즌은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노장 오레올과 리시브, 공격에 모두 가담하는 전광인은 체력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젊은 피 허수봉이 분전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대한항공 – 정한용(OH)
2년차 정한용은 곽승석이 종아리 부상의 여파로 직전 경기인 삼성화재전까지 결장하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정한용은 18점‧리시브 효율 48.65%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만약 현대캐피탈전에도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오레올, 전광인, 허수봉, 이시우 등 현대캐피탈의 강서버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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