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민 감독의 얼굴에는 만족감이 가득했다. 계속해서 탐냈던 료헤이 이가를 얻었기 때문이다.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27일 제주 썬호텔에서 진행됐다. 구슬 추첨 결과 삼성화재에 이어 2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한국전력의 권영민 감독은 망설이지 않고 리베로 료헤이 이가(일본)를 지명했다. 지난 이틀간 이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갔던 권 감독은 그를 품는 데 성공하며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인터뷰실을 찾은 권 감독은 “2순위가 나와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대한항공의 3순위도 나쁜 건 아니었지만, (이가를 함께 노리던) 대한항공보다 앞 순위만 나오길 바랐다. 리베로를 뽑지 않을 것 같은 삼성화재가 1순위가 나온 뒤 2순위가 나와서 좋았다”며 솔직한 소감을 먼저 전했다.
선호도 순위를 어떻게 매겼는지 묻는 질문에 권 감독은 “바야르사이한과 이가를 두고 계속 고민했다. 고민 결과 우리 팀 미들블로커 선수층이 나쁘지 않고 리베로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 하에 이가로 가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답했다.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던 그 순간에 대해서도 권 감독은 “바야르사이한이 남아 있어서 끝까지 고민을 조금 했는데, 그래도 기존에 하던 생각대로 가자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이가를 선택한 배경을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었다. 권 감독은 “실력도 좋고, 우리 팀 리베로들이 나이가 어려서 기복이 좀 있는데 경험 많은 이가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재계약을 할 생각인데, 타이스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이틀 동안 본 모습도 긍정적이었다”고 이가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세세하게 들려줬다.
그러나 권 감독은 이가에게 주전 자리가 보장된 것은 아님을 단호히 밝혔다. 그는 “모두 경쟁해야 한다. 장지원, 이지석, 이가 모두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에게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가의 훈훈한 외모도 소소한 화제였다. 권 감독은 “그런가”라고 물으며 웃음을 지은 뒤 “배구까지 잘 해서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까 이가에게 한국에 언제까지 있고 싶냐고 물었더니 오래 있고 싶다고 하더라. 나도 그러길 바란다”며 이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사진_제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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