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전에서 김지한이 보여준 경기 내용은 장점도, 단점도 확실히 눈에 띄었다. 예리하게 날이 선 ‘양날의 검’ 같았다.
우리카드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2(22-25, 26-24, 25-22, 22-25, 21-19)로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경기에서 김지한은 42.86%의 공격 성공률과 함께 서브 1득점 포함 12점을 올렸다. 득점은 이 경기 전까지의 경기 당 평균 득점(10.36점)보다 근소하게 많았고, 공격 성공률은 평균(54.09%)보다 낮았다. 워낙 갖추고 있는 공격력이 뛰어난 김지한이기에, 준수한 수치임에도 평소보다는 살짝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지한의 진가는 5세트에 발휘됐다.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3점을 올렸다. 11-11에서는 이날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은 뒤 홈 팬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많은 선수들이 긴장감에 짓눌리는 5세트에 오히려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는 점, 거기에 팬들을 열광시키는 여유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흔히 말하는 스타성이 충만하다는 것을 증명한 김지한이었다.
그러나 김지한의 경기력에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리시브는 이 경기에서 김지한의 어두운 면이었다. 물론 김지한은 평소에도 리시브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다. 이번 시즌 28.93%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김지한의 리시브 효율은 5.88%였다. 김지한의 리시브가 평소보다도 심각하게 흔들렸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4세트 18-18에서 링컨의 집요한 목적타를 극복하지 못하고 2개의 서브 득점을 헌납하며 승점 3점 획득의 기회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그 와중에도 5세트에는 80%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한 것은 김지한의 스타성이 또 한 번 증명된 지표였다.
이 경기에서 우리카드의 선발 날개 라인업이었던 김지한-나경복-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 삼각편대는 분명 공격만큼은 리그 최상위권의 위력을 갖췄다. 그러나 김지한-나경복의 아웃사이드 히터 조합은 리시브에 장점이 없는 조합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나경복과 아가메즈는 부동의 주전으로 나선다고 가정하면, 결국 김지한이 자신의 장점과 단점 중 어느 쪽을 더 드러내느냐가 우리카드의 남은 시즌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양날의 검’ 김지한의 칼날이 더 많은 상처를 입힐 쪽은 적일까, 아군일까.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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