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나이에 돌아온 김연경, V-리그에서 보여줄 활약은?!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20-08-04 08: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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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2009년 일본 JT 마블러스로 떠날 때 나이가 겨우 21세였다. 20대 초반 신체적으로도 정점이던 시기에 해외로 나선 김연경이 이제는 32살 베테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연경 흥국생명 합류로 이미 2020~2021시즌 대권은 흥국생명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런 평가 중심에 있는 30대 김연경이 V-리그에서 보여줄 기량은 어떨까. 터키리그 해설을 맡았던 장윤희 U17대표팀 감독의 조언을 받아 32세 김연경의 경쟁력을 평가해본다.


그저 대단했던 20대 시절 김연경

흥국생명 시절 김연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수상 이력만 봐도 충분하다. 지금까지도 유일한 여자부 정규리그 MVP 3회 수상자(그것도 세 시즌 연속)이자 여자부 유일한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수상자이다. 김연경이 뛴 네 시즌 동안 흥국생명은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그중 세 차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어마어마한 수상 이력만큼이나 개인 기록 역시 김연경의 위엄을 확인하게 해준다. 김연경은 데뷔 시즌인 2005~2006시즌부터 흥국생명에서 마지막 시즌인 2008~2009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당연히 공격 점유율 모두 팀 내 최고였다. 2006~2007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가 함께 뛰었음에도 팀 공격 1옵션은 변함없이 김연경이었다. 데뷔 시즌(39.65%) 이후에는 공격 성공률도 40%를 훌쩍 넘겼다(45.07%→47.59%→47.09%). 세 시즌 연속 공격 성공률 1위였고 2008~2009시즌은 2위였다(당시 MVP를 수상한 베띠가 무려 49.26%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공격만으로도 이미 대단하지만 김연경의 진가는 리시브 기록을 보면 더 확실히 드러난다. 김연경은 공격에서 팀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리시브 비중도 컸다. 2005~2006시즌에는 리시브 점유율 23.2%에 효율 60.25%를 기록했다. 2년차부터는 리시브 비중이 더 커지더니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에는 리시브 점유율도 팀에서 가장 컸다(30.9%, 30.75%). 2년차부터 4년차까지 리시브 효율은 각각 55.39%, 58.68%, 57.86%로 리시브에서 안정감도 굉장했다.

터키리그에서도 공수에 걸쳐 김연경 비중은 상당했다. 3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엑자시바시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305점)을 올리면서 리시브 시도 또한 두 번째로 많았다(452회). 공수에 걸쳐 팀 핵심으로 활약했다. 2019~2020시즌은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엑자시바시에서 첫 시즌만큼 기록을 남기진 못했지만 출전한 경기에서는 대부분 자기 몫을 다했다.

공격에서는 김연경만큼 혹은 그 이상을 보여주는 선수가 세계적으로도 많았지만 리시브에서도 리그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면서 높은 팀 내 비중을 가져간다는 게 김연경을 세계 최고의 선수로 끌어 올려준 요소였다.


30대 접어든 김연경
기량은 문제없다?!

30대가 되어 돌아온 김연경이 V-리그에서 보여줄 경기력은 어떨까. 아무래도 신체적으로도 고점을 찍을 때였던 20대 초반만큼의 몸 상태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김연경은 2019~2020시즌 복근 부상으로 고생했고 복근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다.

최근까지 터키리그 해설을 맡아 김연경의 최근 경기력을 가까이서 지켜본 장윤희 여자 17세이하유스대표팀 감독은 “어렸을 때는 배구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다”라며 “지금은 정말 노련하다. 스스로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경기 리듬을 가져간다. 아마 그런 면에서는 과거와 차이가 있을 것이다”라고 20대 김연경과 30대 김연경을 비교했다.

장 감독은 플레이 스타일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감독은 “플레이 스타일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라고 운을 뗀 후 “워낙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다. 학창시절부터 연경이를 지켜봤지만, 그때도 강타를 때려야 할 때는 강타를 쓰고 블로킹을 활용한 터치아웃이나 페인트 공격을 적절히 활용했다. 지금은 더 노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리그에서 줄곧 뛰면서 더 높은 블로킹을 상대했기 때문에 이 점도 V-리그로 돌아온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흡 면에서도 대표팀 동료가 다수 포진한 흥국생명에서 뛴다는 점에서 불안요소는 적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주전 윙스파이커진을 이루는 이재영과 흥국생명에서도 합을 맞추고 특히 팀 이적 시 손발을 맞추는 데 있어 가장 변수로 작용하는 세터도 대표팀 주전인 이다영이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흥국생명에는 이재영과 이다영이 있다. 대표팀에서 이미 손발을 맞춰본 선수들이라서 리시브에서도 큰 흔들림은 없을 것이다. 이미 호흡을 맞춰본 선수들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세터가 이다영인 건 김연경에게 더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아무래도 플레이 자체는 더 빨라질 것 같다”라며 “터키리그는 블로킹이 워낙 높았고 호흡을 맞춘 세터 감제가 빠르긴 하지만 정확도는 좀 떨어졌다. 그래서 김연경도 힘든 면이 있었다. 최근 이다영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김연경과 플레이도 문제없을 것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장 감독은 김해란 은퇴로 수비에서 부담은 좀 더 커졌다고도 덧붙였다. “김해란이 은퇴하면서 이재영과 김연경이 맡아야 할 리시브와 수비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수비 이후 다시 공격으로 전향할 때 공수 전환 속도가 잘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조금 있다”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김연경 기량보다도 상대적으로 빡빡한 V-리그 일정이 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터키리그는 대륙간 대회 일정이 주중에 잡히면 이동거리가 압박으로 오긴 하지만 경기 수 자체는 V-리그보다 적다(터키리그 정규시즌은 22경기, V-리그는 팀당 30경기를 치른다). V-리그는 일정에 따라서 많게는 7~8일에 세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잡힐 때도 있다. 장 감독은 이를 두고 “해외보다 V-리그 경기 일정이 빡빡하다. 그게 김연경을 압박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체력 안배를 위해서는 역시 경기 내 비중을 얼마나 적절하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공격에서 비중이 조정돼야 할 가능성이 크다. 장 감독은 김연경이 돌아와서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득점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공격 분배는 이다영의 몫이다. 이다영이 김연경과 이재영, 외국인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외리그와 V-리그 공격 분배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 김연경도 팀에서 비중이 클 때가 있긴 했지만 해외리그에서 비중이 크더라도 V-리그 주 공격수에 비할 바는 아니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공격 점유율 40%를 넘기는 것도 흔한 일이지만 해외리그는 어지간한 원맨팀이 아니면 점유율 40% 근처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다행인 건 흥국생명에는 김연경뿐만 아니라 이재영이 있고 외국인 선수 루시아가 함께하기 때문에 김연경이 가져갈 점유율이 그리 높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다영도 현대건설에서 여러 공격수를 고루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흥국생명에서도 적절한 공격 배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 감독은 결국 김연경이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자기 몫은 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장 감독은 “워낙 노련한 선수다. 승부욕도 강하고 경기 내에서 흐름과 자기 리듬을 잘 찾아가는 선수다. 해외보다 빡빡한 일정도 큰 어려움 없이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승해도 본전’이라는 부담감, 김연경이라면?

김연경-이재영-이다영이 뭉치며 독보적인 전력을 구축한 흥국생명의 가장 큰 적은 부담감이라는 말도 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른다고 하지만 저 세 선수가 뭉친 흥국생명과 전력상 비벼볼 만한 팀은 찾기 어렵다. 세 선수뿐만 아니라 미들블로커진을 이루는 김세영과 이주아도 V-리그에서는 뒤처지지 않는 조합이다. 물론 김해란이 빠진 리베로 자리가 커 보인다는 지적은 있다. 그것도 이재영과 김연경, 이다영까지 각 포지션에서 수비도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이런 전력이다 보니 ‘우승해도 본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팀을 향한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부담은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긴 하지만 장 감독은 이미 숱하게 큰 부담감을 견뎌온 김연경이기에 이것도 충분히 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부담감은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김연경은 어느 리그에서 뛰더라도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에서도 그랬고 터키에서도 그랬다. 본인도 자기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항상 느끼고 있고 그런 부담을 안고 가는 선수였기 때문에 어느 팀을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이겨내리라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해외리그에서도 거치는 팀마다 최소 한 개 이상의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JT 마블러스에서도 정규리그 2회, 챔피언결정전 1회 우승을 차지했고 페네르바체에서는 자국 리그뿐만 아니라 CEV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거머쥐었다(2011~2012시즌으로, 페네르바체의 유일한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록이 이때 나왔다). 상하이에서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엑자시바시에서는 정규리그 우승 한 번에 터키 컵 우승도 한 차례 기록했다. ‘우승청부사’라는 별명을 실력과 결과로 보여준 김연경이다.

해외리그에서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수였던 김연경이 11년 만에 돌아온 V-리그에서는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 김연경이 돌아온 V-리그에서도 ‘우승청부사’로서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KOVO, 엑자시바시 홈페이지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7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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