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주X정지윤, 오른쪽과 왼쪽에서 보인 베테랑과 영건의 합작

수원/안도연 / 기사승인 : 2023-02-03 09: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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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양쪽 날개로 난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빠졌지만 현대건설에는 든든한 양쪽 날개가 있다. 황연주와 정지윤이다.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서 팀의 비상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 공격수 역할을 해온 야스민의 부상 고백은 생각 외로 길어지고 있다. 보통의 팀이라면 이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겠지만 현대건설은 다르다. 베테랑 황연주가 꾸준히 토종 아포짓의 전설로서 그 역할을 잘 메꾸고 있다. "점점 힘이 들어서 얼마나 오래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활약은 벌써 10경기 넘게 이어지고 있다.

 

2일 GS칼텍스와의 5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황연주는 블로킹 1점을 포함해 17점으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50%로 좋았다.

이처럼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지만 가끔은 주춤하는 모습도 보인다. 1월 24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선 단 6점에 그쳤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지만 37세의 베테랑에게 체력이 바닥을 드러낸 시점이었다. 

 

다행히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해 현대건설에게는 9일이라는 귀중한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이 휴식기를 잘 이용한 황연주는 재충전이 완료됐다. 그는 “아무래도 경기를 안 하면 몸이 편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있겠지만, 편안하게 하려 했다”고 회복 과정을 설명했다.

야스민은 당초 5라운드 복귀 예정이었지만, 허리에 염증이 생기며 복귀가 불투명해졌다. 황연주가 “빨리 (야스민이)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자 이날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황민경은 “언니가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라고 말하며 모두를 웃게 했다.

 

황연주는 “빨리, 빨리 왔으면 한다. 빨리 왔으면 좋겠는 1인이다”라며 손을 번쩍 들었다. 야스민이 없어서 자신의 출전 기회를 늘었지만, 그래도 팀의 성적을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그도 잘 안다. 

 

2연패를 끊은 뒤 강성형 감독은 선발로 코트를 밟은 정지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려운 공격도 많이 했고 리시브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 블로킹도 수비도 좋았다. 들어가서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고 했다. 정지윤은 이날 블로킹 2점을 포함한 12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43.48%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모습이 통했다.

경기 뒤 정지윤에게 “자신의 활약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80점”이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내 역할을 조금 한 거 같다.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편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 말을 곁에서 들은 황연주는 “후하네”라고 농담을 던졌다.
 

정지윤은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과 짝을 이뤄 모처럼 한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그는 “많이 배우고 있다. 언니가 많이 가르쳐주기도 하고, 도와준다. 내가 리시브에서 불안해 하면 받아줄 테니까 공격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고마움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다”며 속내를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 리시브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진 못했다. 정지윤은 “여전히 리시브는 부담된다. 하지만 겪어야 하는 거고, 계속 많이 받으면서 이겨내려고 한다. 하다 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재미로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GS칼텍스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6-24, 25-22, 25-21)으로 승리를 거두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2일 현재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흥국생명과의 격차도 승점 6점으로 더 벌렸다. 정규 리그 우승을 위해선 지금 이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 

 

황연주는 “우리가 경기를 해보니까 이기려고 발악하면 못 이기더라. 욕심이 있으면 못 이긴다. 그냥 붙어보자는 마음으로 하자고 선수들끼리 얘기한다”고 말하며 1위 수성을 다짐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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