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다.
2010년대 이후 V-리그는 대한항공이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2010-2011시즌부터 치른 13시즌 동안 무려 9번의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2022-2023시즌 포함). 그중 3번의 우승과 5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V-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2005 V-리그부터 이어진 19시즌 동안 2022-2023시즌을 포함해 12번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4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두 팀은 2016-2017, 2017-2018, 2018-2019시즌까지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당시는 현대캐피탈이 2016-2017, 2018-2019시즌을, 대한항공이 2017-2018시즌을 가져갔다.
이후 양 팀은 4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이번 시즌 양 팀의 상대 전적은 대한항공이 5승 1패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대한항공 - 강서브로 압박하라
대한항공의 가장 큰 강점은 강하고 날카로운 서브다. 정지석,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정한용, 한선수 등 까다로운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가 여럿이다.
대한항공은 2022-2023시즌 내내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블로킹으로 가로막거나 반격을 통해 득점을 올렸다. 이를 증명하듯 대한항공은 2022-2023시즌 세트 당 1.54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팀 서브 부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강서브를 시도하는 만큼 범실도 많다. 대한항공은 2022-2023시즌 620개의 서브 범실을 기록했고 이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서브 범실이었다(1위 현대캐피탈 625개). 대한항공의 경기는 그날 서브 컨디션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KB손해보험과 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서브 득점을 하나도 올리지 못할 만큼 밋밋한 서브를 보여줬다. 결국 대한항공의 장점은 살아나지 못했고 0-3으로 패했다.
반면 6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는 링컨(5개)과 정지석(3개)이 8개의 서브 득점을 합작했고 다른 선수들도 날카로운 서브를 보이며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종료 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대한항공의 서브가 너무 좋았다. 이번 경기에서 진 건 우리가 부족해서 진 게 아니라 상대가 잘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강한 서브로 현대캐피탈을 압박해야 하는 대한항공이다.
현대캐피탈 -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 주인 찾기
정규리그에서 22승 14패, 승점 67점으로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로 향했던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로 한국전력을 제압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6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팀 주장이자 중심인 전광인이 부상을 당했다. 검사 결과 우측 발목 인대파열로 3~4주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4시즌 만에 봄배구에 진출한 현대캐피탈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야 하는 법. 최태웅 감독은 빠르게 전광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법을 생각했다.
전광인의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김선호, 홍동선, 이시우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존재하는 선수들이다. 김선호는 수비와 리시브에서 안정감이 있지만 공격에서 아쉬움이 존재했고 홍동선은 큰 신장을 통한 공격은 뛰어나지만 수비에서 활약이 아쉬웠다. 이시우 역시 서브와 리시브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작은 신장에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수비 종합 3위, 퀵오픈 3위, 득점 12위 등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전광인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최태웅 감독이 어려운 순간에 기지를 발휘했다. 세 명의 선수를 필요한 순간에 계속해서 교체를 진행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그리고 한국전력과 3경기 14세트를 치르는 명승부 끝에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가져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해야 하는 현대캐피탈이다. 대한항공 역시 한국전력과 마찬가지로 오레올을 향해 서브를 구사하며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단조롭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아웃사이드 히터가 허수봉과 함께 혈을 뚫어줘야 한다.
최태웅 감독은 전광인이 챔피언결정전을 뛰기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다른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
과연 챔피언결정전에서 누가 최태웅 감독의 선택을 받고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자.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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