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용납 못하는 대한항공, 모두가 칼을 갈았다

인천/이가현 / 기사승인 : 2023-01-05 12: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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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남자부 OK금융그룹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16, 25-17, 25-16)으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서브, 블로킹 각각 4개 포함 17점,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13점, 김규민이 7점을 올렸다. 1세트부터 쌍포가 맹활약하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빠르고 다양한 플레이를 만들며 상대를 주춤하게 했고 셧아웃으로 깔끔한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정지석은 “직전 경기에서 혼자 부진했다. 승점 3점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같은 팀에 연패는 용납할 수 없었다. 모두가 칼을 갈았던 게 시원한 경기로 이어졌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세트 초반부터 밀어붙이는데 성공한 정지석은 코트 이곳저곳을 누볐다. 블로킹과 서브 각각 4개를 올리며 14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트리플크라운까지 단 두 개의 백어택만 남았다. 그 역시 아쉬웠다.

 

정지석은 “미련 없다고 했지만 사실 아쉽다”라고 전하며 모두를 웃게 했다. 이어 그는 “세터 형들이 도와주려고 했는데 상대가 먼저 알았다. 석 감독님이 ‘(정)지석이 파이프’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트리플크라운은 놓쳤지만 승점이 더 중요하다”라며 미소지었다.


세터 유광우 역시 “(정)지석이가 나한테 백어택을 요구했다. 나 역시 주고 싶었다. 그러나 상대가 알고 있었다. 블로커들이 파이프로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당시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트리플크라운 도와주고 싶었는데 상대가 서브 범실이 많아지면서 좀처럼 기회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승점 3점을 챙겨서 좋다”라며 본인의 일처럼 아쉬워하면서도 동생에게 장난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의 티키타카를 보며 그들만의 단단한 팀워크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주전 세터 한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자리를 비웠다. 또 다른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경기를 운영했다. 빠르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지석은 “(유)광우 형이 블로커 한 명이라도 더 빼주려고 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래서 리시브 라인도 더 집중했다. 모든 선수들이 잘했다”라며 동료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9연승 행진을 달리며 그 어느 팀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직전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셧아웃 패를 당했기에 그들은 다시 집중하고 준비했다. 그 결과 3일 뒤 다시 만난 상대에 설욕했다. 시즌이 반환점을 돈 만큼 이번 경기는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는 데 충분했다.

 

유광우 역시 동의하면서 “직전 경기 끝나고 선수들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각자 준비했고 속으로 칼과 이를 갈았다. 개인의 노력이 하나가 되어 남다른 경기를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경기에 졌으면 시즌이 험난했을 것이다. 이겨서 조금 숨통이 트인다. 안정권은 아니지만 시즌을 치르는데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라며 남은 경기들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트레블 달성을 목표로 하는 대한항공이기에 이번 시즌 각오가 남다르다. 그들의 간절함이 결과로 보여지고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우리의 강점은 공격이다. 그래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유광우는 “공격 성공률, 리시브 등 우리가 정해놓은 수치가 있다.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감독님이 발전하는 배구를 원하기에 우리도 점점 성장하고 있다. 같이할수록 계속 좋아질 것이다”라고 전하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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