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신임감독 인터뷰 "OK저축은행 봄 배구 돌려놓겠다…이민규 살릴 것"

송현일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4 10:39:0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OK저축은행을 봄 배구로 돌려놓겠다."

신영철 OK저축은행 신임 감독은 23일 오후 본지와 통화에서 "OK저축은행이 왜 내게 지휘봉을 맡겼는지 알고 있다. 믿고 기회를 준 구단에 백 마디 말 대신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시즌(2024~2025) 최하위(7위)로 추락한 OK저축은행은 '결단'을 내렸다. 오기노 마사지 전임 감독과 부임 2시즌 만에 작별했다. 그리고 팀의 새 사령탑으로 여러 국내외 후보자를 신중히 검토했다. 그 결과 신 감독이 최종 낙점됐다.

OK저축은행이 신 감독을 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가 국내 최고의 '리빌딩 전문가'기 때문이다. 하위권 팀을 맡아 성적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일은 신 감독을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다.

신 감독은 특히 '봄 배구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는 앞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 등 4개 팀을 이끌었다. 이 4개 팀 모두 신 감독과 함께 포스트 시즌(PS)의 꿈을 이뤘다. 우리카드 시절엔 2018~2019시즌부터 6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2019-20시즌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PS가 열리지 않았고, 당시 우리카드는 정규리그 조기 종료 시점까지 1위를 달리고 있었다).


OK저축은행에서 또 한 번 PS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다. 신 감독은 "봄 배구 전도사라는 수식어가 가끔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면서도 "나라고 항상 꼴찌 팀을 데리고 PS에 진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해냈고, 그 과정에서 이제는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다. OK저축은행에 봄 배구 DNA를 이식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우리카드와 계약이 만기됐다. 그 뒤 일 년간 야인으로 지냈지만 배구를 놓은 적은 한순간도 없다. 그는 "지난 일 년 동안 감사하게도 여기저기 불러 주는 곳이 있었다. 주로 학생 대상 세터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며 지냈다"며 "V리그 경기도 꾸준히 챙겨 봤다. 감독으로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 팀을 혼자 분석해 왔다. OK저축은행이라는 팀을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한 구상도 이미 끝났다"고 전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오기노 감독 때와 플레이 스타일이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신 감독은 "OK저축은행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뜯어고치겠다"며 "내가 보기에 OK저축은행이 수비는 괜찮다. 하지만 서브와 공격은 꼭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팀이 되기 위해선 강한 서브를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OK저축은행처럼 약한 서브를 구사해선 안 된다. 물론 나도 범실을 가능한 적게 가져가는 편이다. 하지만 약한 서브를 넣어 범실을 적게 만드는 건 의미가 없다. 강한 서브와 범실 관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 나를 잘 아는 팬들이라면 분명 무슨 말인지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시원한 '공격 배구'까지 선보이겠다는 플랜이다. 신 감독은 "결국 득점이 나와야 한다. OK저축은행의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배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최적의 공격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그리고 여기에 스피드 배구를 함께 접목해 효율적으로 득점을 만들겠다. 세터 이민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명 세터 출신인 신 감독은 이민규의 재기에 앞장서겠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다. 그는 "(이)민규는 내가 예전부터 유심히 관찰한 선수다. 세터로서 재능과 센스를 모두 갖췄다"며 "다만 지금은 심리적 요인이 발목을 잡는 느낌이다. (박)창성이와 속공을 할 때를 보면 토스 구질은 좋은데 타이밍이 미세하게 안 맞다. 물론 민규가 최근 주전에서 밀려나 서로 손발을 맞출 기회가 적었던 것도 있을 거다. 하지만 민규의 성격이 과감하지 못해서 그런 게 더 크다고 본다. 민규는 전부터 항상 느꼈지만 기량은 정말 좋은데 성격이 (한)선수나 (황)택의와 달리 대범하지 못하다. 반대로 말하면 이 부분만 개선되면 전성기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 민규의 재능을 높게 본다. 꼭 내 손으로 민규를 다시 리그 정상급 세터 자리에 올려 놓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또 "(신)호진이도 한 번 키워 보고 싶다. 한국전력 감독 때 (서)재덕이를 그렇게 만든 것처럼 왼손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시키겠다. 리시브 감각이 나쁘지 않고 점프력이 있는 편이라 충분히 따라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호진이 본인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아포짓 스파이커보다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5번째 팀을 맡는 신 감독은 OK저축은행과 '승승'장구를 꿈꾼다. 팀의 반등과 더불어 자신이 보유한 V리그 감독 최다승 기록(296승) 또한 최대한 늘리겠다는 각오다.

신 감독은 "OK저축은행을 맡는 데 있어 스스로 동기 부여가 크다. 감독 생활 동안 부임한 모든 구단의 봄 배구 진출을 이끌고 싶다. 팬들을 위해 꼭 그렇게 되도록 만들겠다. OK저축은행 경기 관람이 즐겁게 느껴지도록 '재밌는 배구'를 할 거다. 재밌는 배구는 다른 거 없다. 코트에서 늘 최선을 다하고 승리를 선물하면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감독 최다승 기록을 한껏 늘리고 싶다. 앞으로 누구도 못 따라오게 만들겠다. 팀과 팬, 그리고 나 모두를 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OK저축은행을 지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OK저축은행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