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과도 같았던 현대캐피탈의 배구, 그 속의 용암이었던 허수봉과 레오

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5-14 10: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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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5시즌의 현대캐피탈이 보여준 배구는 마치 활화산과도 같았다. 범접할 수 없는 폭발력으로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시켰고, 제대로 된 대응도 쉽지 않았다. 그 속에서 허수봉과 레오는 그야말로 펄펄 끓는 용암이었다.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뜨겁게 솟아오르며 상대를 삼켜버렸다. 그렇게 뜨겁게 끓어오르며 최고가 된 허수봉과 레오가 영광의 시간들을 돌아봤다.

영광의 2024-25시즌 돌아보기
레오 선수의 현대캐피탈 합류는 그 모든 과정이 화제가 됐어요. 당시 솔직한 마음이 궁금해요.

항상 현대캐피탈에 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해왔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가게 될 줄은 몰랐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현대캐피탈에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내 동료가 된다면 어떻게 좋은 배구를 할 수 있을지 다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컸죠. 좋은 스쿼드에 저까지 간다면 ‘당연히 이 정도 성적은 내겠지’ 하는 기대감이 외부에서 커질 것 같았거든요. 다행히 팀에 합류한 이후에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 부담감을 덜어갔어요.

수봉 선수는 ‘우리 팀에 레오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어땠나요?
레오가 우리 팀에 온다는 소식을 알자마자 ‘아, 됐다’ 싶은 느낌이 컸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어떤 포지션에서 뛰게 될까를 고민도 해봤고요. 워낙 대단한 선수니까, 정말 의지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웃사이드 히터로 뛸 때 레오를 적으로 만나면 ‘내일 서브 어떻게 받지?’ 하면서 (박)경민이랑 전날부터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하, 오늘도 잘 때리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항상 어려운 상대였어요.

레오 선수는 처음 참여하는 풀타임 리시브의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을 텐데, 어떤 식으로 몸과 마음을 다잡았나요?
처음에는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경기를 한 경기씩 치르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고, 적극적으로 리시브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A패스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던 게 주효했어요. 우리 팀은 하이 볼 처리에 강점이 있는 팀이었으니까요. 그냥 올려만 두자고 마음을 먹으니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제가 리시브에 가담하면 팀에 도움이 되는 거였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시작부터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두 선수의 활약 속에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수봉
컵대회 때는 부족한 부분들이 정말 많다고 느꼈어요. 우승을 하긴 했지만, 경기 중에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후 훈련에서는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늘 힘든 상대였던 대한항공을 결승에서 이기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도 있고요!
레오 컵대회 때 저는 신체적으로 50%도 준비가 안 돼 있던 상태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만든 건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얼마든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시즌에 대한 전망이 더 밝아졌다고 생각해요.

수봉 선수는 1, 2R에 연달아 라운드 MVP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의 시즌 스타트를 알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즌 중반에는 견제와 체력 저하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시즌 초반엔 컨디션이 너무 좋았어요. 자신감도 있었고요. 모든 게 다 잘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3라운드 때 수-토-수-토 경기를 반복하는 일정이 있을 때 몸이 많이 처졌어요. 그 상황에서 상대의 분석도 들어오니까 자신감이 좀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시즌 중반부 플레이가 많이 아쉬웠는데, 어떻게 하면 다시 흐름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를 감독님, (황)승빈이 형과 함께 고민했어요. 그런 노력 덕에 후반부에 다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어요.

레오 선수는 OK저축은행을 상대할 때마다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할 당시의 솔직한 마음이 궁금해요.
사실 대한항공이나 KB손해보험 같은 강팀들과는 달리, OK저축은행을 상대로는 딱히 라이벌 의식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기는 정말 싫었어요.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뒤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승자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당시 누가 올라올 거라 예측했고 누가 올라오길 바랐나요?
수봉
시즌 후반기의 상승세로 봤을 때는 KB손해보험이 올라올 거라고 예상했고, 저희의 경기 준비도 KB손해보험 위주로 이뤄졌어요. 개인적으로는 누가 올라오든 상관은 없었지만, 대한항공을 결승에서 또 이긴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싶어서 대한항공이 올라오길 기대하긴 했어요!
레오 대한항공이 올라오길 바랐어요. 제가 한국에 돌아온 뒤로 대한항공은 늘 챔피언이었어요. 이제 그들의 황금기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난 시즌에도 OK금융그룹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을 상대로 완패를 당했기 때문에 더욱 승부욕이 있었고요. 플레이오프는 너무 재밌었어요. KB손해보험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정말 강해졌어요. 5-6라운드에는 KB손해보험이 우리를 꺾기도 했죠. 아마 KB손해보험이 올라왔다면 이 악물고 상대했지 않았을까요?

2차전을 끝낸 수봉 선수의 마지막 한 방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인데요.
개인적으로는 1차전보다 2차전이 조금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천안에서 2승을 못하면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마지막 점수가 나온 상황은 제가 첫 공격을 못 뚫는 바람에 랠리가 길어진 상황이었는데, 경기 후반부에 제 공격 컨디션이 그렇게 좋았던 상황도 아니라서 어떻게든 터치아웃을 노려보려고 했어요. 다행히 블로커에 맞는 걸 정확히 봤기 때문에 무조건 판독을 해달라고 제스처를 취했어요. 그 때 제가 어떻게 때렸는지는 솔직히 지금도 기억이 잘 안 납니다(웃음).

레오 선수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어요.
제가 눈물을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장면이라는 걸 인정합니다(웃음). 제가 좀 늙어서 감성적으로 변했나 봐요(웃음). 저희 팀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도 우승이 정말 간절했어요. 제가 차지했던 마지막 우승이 벌써 11년 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냥 우승도 아닌 트레블 달성이라서 그 감정이 더 격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2024-25시즌을 관통하는 현대캐피탈의 팀 컬러는 ‘닥공’이었습니다. 강서브에 이은 하이 볼 반격과 블로킹으로 모든 팀을 무너뜨렸고, 그 중심에 두 선수가 있었죠.
수봉
리시브와 수비에서 당연히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약점을 메워주는 선수들과 이후의 연결을 책임져주는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믿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브에서도 저와 레오가 과감한 서브를 구사할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이 범실 관리에 힘써준 부분도 있고요. 덕분에 저희는 잘하는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돌아보면 정말 공격적인 배구를 한 시즌이었는데, 다음 시즌에는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레오 저와 수봉이의 플레이스타일이 공격적인 건 맞지만, 팀 컬러 자체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설정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방향성이 정해진 것 같아요. 이후 물론 업다운은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 팀의 배구가 위험하다는 느낌이나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지 않았어요.

필립 블랑 감독은 “허수봉이 지금 국내 최고의 공격수”라고 했고, 이번 우승으로 허수봉의 대관식이 이뤄졌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머쓱하게 웃는 수봉)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웃음). 그냥 상위권 정도(웃음)? 아직은 부족한 부분들이 많으니까요. 감독님도 항상 제게 모든 걸 다 잘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시거든요.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훈련을 해서 성장하고 싶어요. 그러면 진짜 최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레오 선수는 트레블 달성과 남자부 역대 최다득점 기록 경신으로 V-리그 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 자리를 확고히 했습니다. 아직 목표가 남아 있나요?
개인적인 욕심 같은 건 이제 따로 없어요. 그저 배구를 즐기고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게 있냐고 물으신다면, 현대캐피탈과 리핏을 하고 싶습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레오와 재계약을 맺었다)



영광의 순간이 있기까지
힘이 돼준 사람들

두 선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노력한 선수는 세터 황승빈 선수가 아닐까요?
수봉
이번 시즌 가장 많은 고생을 한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려운 리시브 라인 속에서 많이 뛰어다녀야 했으니까요(웃음). 형은 항상 저한테 “잘 줄 필요 없다, 높게만 주면 내가 뛰어가겠다”고 말해줬어요. 공격 타이밍이 잘 안 맞거나 할 때도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저한테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 정도 높이 괜찮은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하는 식으로 이야기도 먼저 꺼내주셨어요. 형의 그런 노력 덕분에 저희의 호흡과 타이밍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레오 승빈이는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갖춘 세터죠. 경기 때 승빈이의 머릿속에는 지금 공격이 어디서 나와야 할 타이밍인지가 명확하게 분배돼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승빈이의 그런 스타일에 적응하기가 좀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시즌을 함께 치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를 통해 서로에게 적응해갈 수 있었어요.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완벽히 조화로운 동료가 됐다고 생각해요.

팀의 우승과 두 선수의 맹활약을 이끈 필립 블랑 감독 이야기도 해볼까요?
수봉
정말 배구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분이세요.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경기에 대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시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어요. 또 어린 선수들의 성장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고요. 제가 잘 안 풀릴 때는 꼭 필요한 지적도 해주셨어요. 한편으로는 정말 웃음이 많고 유쾌한 분이시기도 해요. 가끔은 귀엽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요(웃음). 감독님 덕분에 재밌게 운동한 시즌이었습니다!
레오 감독님이 부임 첫 해부터 낯선 리그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셨다고 생각해요. 동료들의 잠재력을 최대치 이상으로 끌어내주셨어요. 저 역시 감독님께서 제 부족한 리시브를 끌어올려주시고, 자신감도 살려주신 덕분에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어요.

늘 유관순체육관을 가득 메워준 팬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죠.
수봉
이번 시즌에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팬 여러분들의 응원 열기가 더 뜨거웠어요. 주말 경기는 거의 매 경기 관중석이 꽉 찼던 것 같아요. 덕분에 더 즐겁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어요. 또 팬 여러분들의 엄청난 환호 소리는 저희에게는 힘이, 상대팀에게는 부담이 됐어요. 또 원정경기라고 팬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작아지지도 않았죠. 어딜 가든 홈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정말, 진심으로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좋은 결과로 보답해드릴게요!
레오 삼성화재에 있었을 때도 유관순체육관에서 경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우리 팀을 응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엄청난 응원소리들을 들으면 더 피가 끓었거든요. 이번 시즌에는 그 응원소리가 저를 향한 응원소리가 됐는데, 예전보다 두 배로 더 피가 끓더라고요.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여러분이 없었다면 정말 어려웠을 뻔한 순간들도 있었어요. 응원 덕분에 그 순간들을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코트를 떠나게 된 문성민 선수는 그 존재 자체가 우승을 향한 동기였을 것 같습니다.
수봉
정말 존경했던 선수였어요. 프로에 오기 전부터 정말 멋진 선수라고 생각했고, 같은 팀이 된 이후로는 제 성장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었어요. 선수들은 저마다의 우승을 원하는 동기가 있었을 텐데, (문)성민이 형의 은퇴는 저희들 모두에게 또 하나의 동기가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레오 한국의 레전드인 문성민과 한 시즌을 함께 치를 수 있었던 것이 자랑스러워요. 제가 다른 팀에 있을 때 문성민은 늘 저를 고민하고 걱정하게 만드는 상대였죠. 문성민의 은퇴 시즌에 우리가 거둔 우승이 마지막 선물이 됐으면 좋겠어요.



두 선수를 처음 알아봐 준 최태웅-신치용 감독의 이야기도 해볼까요?
수봉
저에겐 정말 감사한 분이에요. 기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저를 잘 준비시켜 주신 것 같아요. 군 문제를 일찍 해결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신 것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하고요. 감독님께 많은 걸 배웠습니다.
레오 며칠 전에도 신치용 감독님을 뵙고 왔어요. 시즌 내내 제가 천안에 있었기 때문에 찾아뵐 시간이 없었거든요. 연락은 항상 주고받았지만요. 감독님께서는 저를 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으세요. 지금도 저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지금보다 살찌면 안 된다고 잔소리도 하시고요(웃음). 그래서 제가 “옛날에 저한테 러닝을 엄청 시키셨는데, 이제는 제가 늙어서 그렇게 못한다”고 농담도 했어요. 감독님께서는 제가 좋은 선수로 성장한 것을 기뻐하고 계세요. 제 커리어의 후반부를 멋지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행복해 하시고요!

레오는 응원가 만족도 100%, 허수봉은 50%?
수봉
선수의 생일이 4월 7일이었죠. 레오 선수가 챙겨줬나요?
레오 몰랐는데요(웃음)? 그래 일단 축하하고(웃음). 수봉이 너 이제 몇 살이냐? 27살?
수봉 응. 만으로 27살이야(웃음). (받고 싶은 선물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말해볼까요?) 바라는 거 없습니다(웃음). 저는 생일을 그렇게 중요하게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그냥 내년에 같이 우승이나 한 번 더 하자~

잘 알겠습니다(웃음). 레오 선수의 비시즌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저는 이제 인도네시아로 가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에서 한 달 정도 경기를 더 소화할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별다른 일정은 아직 없어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긴 해요! 다만 이제 외국인 선수들도 컵대회에 나설 수 있으니까, 몸을 만드는 시간을 조금 더 빨리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다가오는 컵대회 전까지는 최소 80%의 몸 상태는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시즌에 트레블을 차지해보니까 컵대회에 대한 의욕이 더욱 샘솟네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상당히 중요한 챌린지컵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봉 선수가 만나고 싶은 상대 또는 선수가 궁금해요.
대표팀 경기는 더 큰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게 돼요. 지난 소집 때도 대표팀 선수들끼리 모여서 “우리가 이 암흑기를 끝내야 한다”고 마음을 모았었고, 이번에 저희가 그럴 수 있길 기대하고 있어요. 특히 세계선수권에서는 유튜브로만 보던 선수들을 실제로 상대하거나 지켜볼 수 있을 텐데, 많은 것들을 느끼고 싶어요. 쉽지 않은 상대들이지만, 저희도 쉽게 지지 않을 겁니다!

레오 선수의 아들 앙투안도 배구를 하고 있죠. 좋은 선수로 잘 성장 중인가요?
(흐뭇한 미소를 짓는 레오) 앙투안에게 나를 따라서 배구선수가 돼야 한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저 저를 따라서 배구장을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배구를 하게 된 거죠. 앙투안에게는 지금도 전혀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고 해요. 저 때문에 앙투안이 너무 많은 주목을 받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요. 대신 저는 앙투안을 올드스쿨 방식으로 키우려고 해요. 제가 유명한 선수라고 해서 앙투안이 가는 길까지 순탄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꼭 알려주려고 해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걸 깨닫길 바라며, 빡세게 가르치고 있습니다(웃음).

두 선수의 응원가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부르는 응원가죠. 응원가에 만족하나요?
수봉
제가 19살 때 팀에 들어오면서 받은 응원가를 지금도 쓰고 있는데요(뽀로로 동요의 바라밤), 주변에서 득점을 했을 때 너무 웅장함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바꿀까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팬 여러분들은 제 응원가를 부르는 걸 너무 즐거워하시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반반입니다. 바꿀까, 말까 고민되네요. 사실 이제는 제가 그 응원가를 쓰기엔 나이가 좀 들긴 했으니까요(웃음).
레오 팬 여러분들이 쉽게 불러주실 수 있는 응원가인 것 같아요(밀림의 왕자 레오 OST). 잘 따라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또 제가 서브를 넣을 때 제 이름을 다 함께 불러주시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저에겐 힘이 되는데, 상대에게는 압박이 되지 않을까요?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수봉
다시 한 번 우리가 우승했다는 걸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어요! 내년에도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레오 팬 여러분들이 저와 수봉이의 진심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인터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인터뷰에 늘 기쁜 마음으로 임하려고 하는데, 특히 이렇게 동료와 함께하는 인터뷰를 통해서는 또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 내년에 이 조합으로 한 번 더 인터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현대캐피탈과 두 선수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수봉
여러분 덕분에 뜨거운 겨울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배구가 없는 시간 동안 저희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돌아오는 가을에 다시 만나요!
레오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여정이 정말 순탄치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에도 좋은 결과 보여드릴 테니, 더 많은 응원 보내주세요!



글. 김희수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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