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차영석이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고 있다.
차영석은 2024-25시즌 V-리그 정규리그 30경기 113세트 출전, 191점을 기록 중이다. 프로 8년차인 차영석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출전, 득점 기록을 세우고 있다. KB손해보험 이적과 함께 날개를 단 차영석이다.
1994년생의 193cm 차영석은 미들블로커 포지션이만 신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KB손해보험의 주축 멤버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 현재 리그 속공 7위, 블로킹 11위, 득점 27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KB손해보험은 중앙 약점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2024-25시즌은 다르다. 2024년 현대캐피탈과 트레이드를 통해 차영석을 데려왔고, 현대캐피탈에서 자유신분선수로 풀린 베테랑 미들블로커 박상하까지 영입했다. 경험이 풍부한 두 명의 미들블로커가 지키는 중앙은 든든하다.
차영석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 지명을 받고 7시즌을 보냈다. 프로 첫 이적 후 KB손해보험 소속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2024년 처음으로 남자 배구대표팀에 발탁돼 쌓은 경험도 크나큰 자양분이 됐다.
그렇게 KB손해보험은 군 전역한 황택의, 나경복에 이어 부상 복귀한 박상하 그리고 후반기 들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과 새 아시아쿼터 선수인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까지 가세하며 팀이 더 단단해졌다.
현재 KB손해보험은 20승10패(승점 56)로 3위에 랭크돼있다. 2위 대한항공(승점 60)과 승점 차는 4점이다. 구단 최다 연승인 8연승을 질주하며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는 KB손해보험이다. 여전히 대한항공과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B손해보험의 봄배구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차영석은 “리그 전반기 때보다 후반기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아졌다”면서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가 공을 올려주면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선수들도 대화를 많이 하면서 어떻게 좋은 공격을 할 수 있을지 얘기를 나누다”고 밝혔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차영석이지만 그에게는 팀이 우선이다. 그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어떻게 하면 팀에 많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다른 것보다 블로킹 쪽에서 선수들과도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면서 더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친정팀인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에 차영석은 “솔직히 배가 안 아플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도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멤버 구성상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현승이도 그렇고 현대캐피탈을 꼭 이기고 싶다고 했는데, 늘 현대캐피탈전에서 못 했다. 경민대에서 이기고 나서 조금이나마 이를 털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대로 KB손해보험은 시즌 도중 안정상의 문제로 의정부체육관을 떠나 경민대체육관으로 홈 경기장을 옮겨야만 했다. 전화위복이 됐다. 경민대에서 치른 8경기에서 모두 패배가 없다. ‘경민불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자신감도 올랐다. 차영석도 “관중석도 가깝다 보니 1000여명이 들어와도 2, 3000명 함성처럼 들린다.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새 사령탑인 아폰소 감독이 미들블로커진에 요구하는 점은 무엇일까. 차영석은 “늘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세터가 토스를 하는 것을 보고 따라가라고 하신다. 또 블로킹이 약한 쪽에 더 신경을 쓰라고 말해주신다”고 밝혔다.
차영석에게 2024년은 다사다난 해였다. 지난해 4월 OK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 될 뻔했지만, 곽명우 파동으로 무산되면서 현대캐피탈로 돌아가야 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았고, 9월에는 KB손해보험으로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막판에는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의 대항마로 떠오른 KB손해보험 소속으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늦게 핀 꽃, 차영석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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