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칼자루는 흥국생명이 쥐고 있다.
흥국생명이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를 치른다. 치르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경기다.
인천에서 깔끔하게 연승을 거두며 정관장을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던 흥국생명은 3차전에서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 패를 당하며 끝내기에 실패했다. 김연경이 팀 내 최다인 29점을 퍼부었고,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가 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분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주된 패인은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를 제대로 억제하지 못한 것이었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메가)-염혜선의 컨디션 저하와 완벽하지 않은 리시브로 인해 메가 쪽의 점유율이 치솟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메가에게 46.91%의 공격 성공률과 40점을 내줬다. 사이드 블로킹에서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흥국생명이기에 더 아쉬움이 남은 부분이다.
또 하나는 표승주의 방패를 망가뜨리지 못한 것이었다. 3차전에서 표승주는 리시브 효율 40%-디그 성공 19회-블로킹 3개-유효 블로킹 4개를 기록하며 팀의 든든한 방패로 활약했다. 표승주는 시즌 내내 가장 힘든 자리에서 체력을 상당히 많이 소모했다. 흥국생명이 정교한 공격과 서브를 구사한다면 얼마든지 표승주의 방패를 부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다.
끝내기 찬스를 한 번 놓쳤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면 달라진 건 없다. 흥국생명은 여전히 1승만 거두면 챔피언이 된다. 2년 전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2년 전 이야기일 뿐이다. 냉정함을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이번 경기에서는 메가 봉쇄와 표승주 공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정교하게 수행해야만 할 것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일문일답
Q. 1패를 했지만, 여전히 1승만 더하면 시리즈는 끝난다. 이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물론이다. 방금 말한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지난 경기에서 상대의 주 공격수들이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라는 걸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리시브와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차피 지금 스케줄에서는 새로운 걸 시도하거나 훈련할 시간은 없다. 그저 마음을 더 굳게 먹고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 경기를 풀어가야 할 뿐이다.
Q. 그렇다면 선수기용이나 교체 정도에는 변화를 줄 수 있을지.
1년 가까이 우리를 지켜봐 오신 분들이라면 교체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건 알고 계실 것이다. 교체 선수들이 들어왔을 때도 동일한 경기력을 이어가는 것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Q. 김연경이 지난 경기 후반부부터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는데.
피지컬 파트와 함께 리커버리에만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스케줄은 어차피 양 팀 모두에게 똑같이 힘들다. 어린 선수들은 회복이 조금 더 용이할 순 있겠지만, 결국 양 팀 모두에게 같은 조건인 것은 분명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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