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한 석진욱 감독 “중위권 경쟁, 재밌지 않나요?” [프레스룸]

의정부/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2-04 13: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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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전 양상이 된 남자부 중위권 순위 경쟁을 좌우할 또 하나의 중요한 경기다.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이 4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5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남자부의 중위권 순위 경쟁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우리카드가 14승 12패(승점 39)로 3위, 한 경기를 덜 치른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이 각각 12승 13패(승점 37), 11승 14패(승점 35)로 4, 5위다. 불과 2점 간격으로 붙어 있는 세 팀의 순위는 매 경기마다 바뀔 수 있다. OK금융그룹에 승리가 절실한 이유다.

KB손해보험은 9승 16패(승점 27)로 6위다. 아직 중위권 그룹과는 거리가 있지만, 5라운드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꺾은 것처럼 중위권 팀과의 맞대결에서 승점을 꾸준히 쌓는다면 후반기의 다크 호스가 될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직전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었다. 2시간 25분의 혈투를 승리로 이끈 선수는 단연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였다. 경기 최다이자 V-리그 개인 최다 득점인 46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도 63.64%로 높았다. 전위에서 25점, 후위에서 17점을 올린 비예나는 코트 어느 자리에서도 흔들림 없는 기량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예나의 ‘하드 캐리’는 국내 선수들의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블로킹 9개를 잡아내며 12점을 올린 박진우를 제외하면 KB손해보험의 국내 선수들은 비예나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다. 황경민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올렸지만 7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공격 효율 25%에 그쳤다. 리시브 역시 팀 리시브 효율 29.17%에 그치며 안정감이 부족했다. 지금 비예나의 기량은 절정이다. 뒤를 받쳐주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OK금융그룹은 직전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아포짓 고민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 아포짓으로 나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차지환은 5라운드 경기에서는 10점‧공격 효율 13.04%로 부진했다.

여기에 아웃사이드 히터로 다시 돌아간 송명근마저 리시브 효율 8.7%‧공격 효율 20%로 흔들리자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또 한 번 외로운 배구를 했다. 서브 4득점 포함 26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피 말리는 중위권 경쟁은 레오 혼자 힘으로 버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 어떻게든 아포짓 고민을 해결해서 더 이상 연패가 길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OK금융그룹이다.


AWAY_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
Q. 오늘 아포짓으로는 누가 나서나.
레오가 나선다. 리시브 라인을 강화해서 안정감을 더하고자 한다. 훈련 때 이민규와 아포짓 자리에서 호흡을 맞춰봤는데 괜찮았다. 아웃사이드 히터로는 송명근과 차지환이 나설 것이다.

Q. 신호진은 복귀했는지.
복귀는 했다. 다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조금씩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신호진에게 책을 선물해줬다. <챔피언의 마인드>라는 책이다. 지난 시즌에 선수들에게 다 한 권씩 줬던 책인데, 신호진에게도 필요해 보였다. 읽을지는 모르겠다(웃음).

Q. 중위권 경쟁이 격화되고, 이변이 속출하는 상황의 압박감은 없는지.
재밌지 않나(웃음). 우리 팀이 아직 그래도 위에 있다. 남은 경기들이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강하게 압박을 해본 적도 있고 위기감을 부각시킨 적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오히려 더 흔들리더라. 그래서 선수들이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한다. 봄 배구만 간다면 어느 팀이든 해볼 만할 것 같다(웃음).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나도 요즘은 매 경기 결과가 궁금하다. 그래서 배구가 재밌다.

Q. 비예나와는 첫 대결이다. 어떻게 막을 생각인지.
가장 걱정되는 건 비예나의 연속 서브다. 리시브가 잘 버텨줘야 한다. 또 비예나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를 갖췄다. 블로커들의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맞대결이니 막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막는 것에만 연연하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공격적으로 치고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HOME_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Q. 정민수의 상태는 확인이 됐는지.
괜찮다. 경련으로 인한 단순 근육통이었다. 출전에 문제없다.

Q. 중위권 팀들의 부진으로 KB손해보험에게도 기회가 오고 있는데.
물론이다. 우리에게도 기회는 남아 있다. 아직 봄 배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경기들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Q. 레오와 차지환이 버티는 OK금융그룹의 사이드 블로킹을 비예나가 최대한 피하기 위한 로테이션을 구상하고 있는지.
로테이션은 그대로 간다. 경기 운영을 맡는 황택의가 레오와 차지환을 잘 피하면서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OK금융그룹은 분명 높이가 좋은 팀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블로킹이 견고한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블로킹을 잘 역이용해서 공격을 잘 풀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Q. 오늘 경기에서도 역시 서브가 승리의 열쇠라고 보나.
그렇다. 서브 범실이 두려워서 서브를 약하게 구사하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에게 범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게 때리라고 한다. 또 아웃이 되는 것은 괜찮으니 네트에만 걸리지 말라고 한다. 속도가 빠른 서브는 아웃이더라도 수비수가 피하지 못해서 우리 팀의 득점이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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