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통합우승과 함께 일궈낸 창단 첫 트레블. 대한항공의 왕조가 떠올랐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4년 전, 이곳에서 흘린 눈물을 설욕하고 자신들의 왕조 탄생을 향한 기쁨의 함성을 외쳤다.
지난 시즌 V-리그 역대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통산 최장 177분의 혈투 끝에 경기의 마침표를 찍으며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기록한 대한항공. 이번 시즌은 2009-2010시즌 삼성화재가 기록한 이후 남자부에서 나오지 않은’트레블(KOVO컵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이라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정상에 도달하기까지 첫 관문은 순조롭게 올라갔다. 2020 KOVO컵 당시 주전 선수들이 국가대표 차출로 나서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첫 단추를 잘 뀄다. 한선수 대신 유광우, 곽승석과 김규민 자리에 각각 정한용과 김민재가 들어갔다. 여기에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발급되지 않아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대신 임동혁이 아포짓에 자리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승리하며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여기에 임동혁은 2020 KOVO컵에서 MIP의 수상을 넘어 MVP 자리에 올라서며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대한항공의 두터운 스쿼드와 함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베스트7 라인업이 아니어도 대한항공은 강하다는 것도 보여줬다.
첫 관문을 지나 두 번째 관문 초입은 무난했다. 베스트 라인업에 V-리그 2년 차 링컨과 다시 걸어가면서 리그 시작부터 1위를 지켰다. 시즌 초반까지 패배는 있어도 연패는 없었다. 모두가 같은 곳을 향해 비행을 이어나갔다.
두 번째 관문의 8부 능선을 넘어가기 직전, 예기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5라운드에 한선수와 곽승석이 동시에 부상으로 엔트리에 제외된 것. KOVO컵 때처럼 유광우와 정한용이 대신했지만, 리그는 단기전과 달랐다.
연패가 길어졌고, 줄곧 지켜오던 1위 자리도 현대캐피탈에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리 길게 내주지 않았다. 1위 자리를 뺏고 뻇기는 싸움을 이어가다 6라운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1위 자리에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그렇게 두 번째 관문도 넘어섰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으며 챔프전 직항 비행기에 모두 탑승해 세 번쨰 관문에 자리했다.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과 역대급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챔프전에 올라왔고, 4년 만에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4년 전에는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현대캐피탈에게 챔피언 트로피를 내주며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인천 홈에서 진행된 1, 2차전을 모두 한 수 위의 경기력으로 제압했다.
챔프전 1, 2차전을 승리하면 우승할 확률 100%를 쥐고 적지인 천안으로 향했다. 마지막 1승은 힘들었다. 현대캐피탈이 천안 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1, 2세트를 가져왔고 3세트까지 앞섰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포기하지 않았다. 3세트를 극적으로 가져왔고, 이후 4, 5세트는 최고의 경기력으로 경기를 제압했다.
5세트 혈투 끝에 대한항공은 정상에 올랐다. 세 번째 관문은 완전히 대한항공의 무대였다. 동시에 대한항공 왕조의 탄생을 알렸다. 삼성화재 이어 10년 만에 3회 연속 통합우승과 13년 만에 트레블을 동시에 달성했다.
모든 관문을 넘어선 대한항공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_천안/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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