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난 12일 막을 올렸다.
필리핀은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개최국이 됐는데 일본, 인도네시아와 유치 경쟁에서 웃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에서 필리핀 남자 배구는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이번 대회 개최국으로서 승점을 하나도 올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걱정은 기우가 됐다. 필리핀은 자국 배구 역사상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지난 16일 열린 A조 조별리그 2차전 이집트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1(29-27 23-25 25-21 25-21)로 이겨 대회 첫 승과 함께 승점3을 손에 넣었다.
필리핀은 조별리그 첫 경기이자 대회 개막전인 튀니지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만만찮은 상대인 이집트를 꺾었다.
A조는 이로써 필리핀, 이집트, 튀니지, 이란 4개팀이 모두 1승 1패로 승패 동률이 됐다. 세트 득실률로 17일 기준 튀지니, 이란, 이집트, 필리핀이 조 1~4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마디로 혼전이다. 필리핀은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이란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 필리핀의 세계선수권 첫 승 주역은 팀 주장을 맡고 있는 브라이언 바구나스(아웃사이드 히터)다.
그는 이집트전에서 두팀 합쳐 가장 많은 25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아포짓인 레오 오르디아레스도 21점을 기록, 필리핀은 좌우 쌍포가 제몫을 톡톡히 했다. 또 다른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도 13점으로 뒤를 잘 받쳤다.
필리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오는 18일 열린다. 같은날 이집트와 튀니지전도 열린다. A조 16강 진출팀은 이날 결정된다.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필리핀을 포함해 아시아배구연맹(AVC) 소속팀으로는 한국, 일본, 이란, 카타르, 중국이 참가하고 있다.
17일 기준으로 이란, 필리핀, 카타르가 조별리그에서 승리 기쁨을 맛봤다. 2패를 당하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은 아직까지 조별리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B조에 속한 카타르는 17일 열린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3-1(20-25 25-23 25-20 25-2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같은날(17일) 리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승을 노리고 있고 한국과 중국은 18일 각각 핀란드, 체코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한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국제배구연맹(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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