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코트를 떠난다. 여자배구의 김연경(흥국생명)과 함께 동시대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첫 손가락에 꼽힌 문성민(현대캐피탈)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현대캐피탈 구단은 13일 '문성민이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한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지난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삼성화재와 원정 경기에 동행하지 않았는데 은퇴 의사를 해당 경기 전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민은 구단을 통해 "배구팬 여러분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오랜 시간 코트 위에 설 수 있었다"며 "선수 생활 이후 인생 2막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단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특히 우리나라 배구 저변 확대와 국내 프로배구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은퇴식도 마련한다. 오는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과 홈 경기 종료 후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성민은 동성고와 경기대를 나와 지난 2008-09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국전력에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선 뛰지 않았다. 문성민은 경기대 졸업반이던 2008년 해외 진출을 선택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에 입단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력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당시 전체 1순위로 후보로 꼽히던 문성민을 뽑았다. 그는 2009-10시즌은 튀르키예(터키)리그 할크방크로 이적해 뛰었고 201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 미들블로커 하경민과 아웃사이드 히터 임시형을 보내는 대신 문성민에 대한 지명 권리를 가져오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했다. 현대캐피탈의 당시 문성민 영입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고 파문도 있었다. 결국 문성민은 2010-11시즌 1라운드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고 구단에게도 벌금이 부과되는 징계를 받았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에서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가며 토종 스파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6-17, 2018-19시즌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문성민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문성민은 선수로서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중 큰 부상을 당했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출전한 2013년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월드리그 일본과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그는 부상 부위 수술 이후 재활을 거쳐 코트로 돌아왔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하지만 2022-23시즌부터 코트로 나오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공격수가 아닌 원포인트 블로커로 교체 투입되는 횟수가 늘어났다. 지난 시즌 16경기(42세트)에 나와 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번 시즌에도 12일 기준 19경기(31세트)에 출전했고 블로킹 2개 공격을 포함 3점을 올렸다.
문성민의 지금까지 정규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380 경기(1261세트) 출전 4811점 공격종합성공률 52.14%다.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은 2017년 1월 13일 OK저축은행전에서 올린 37점이다. 또한 한 경기 개인 최다 서브 에이스는 7개로 2017년 1월 6일 KB손해보험전, 한 경기 개인 최다 블로킹은 5개로 2016년 3월 6일 우리카드전에서 각각 기록했다.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후위 공격 3점 이상, 서브 에이스 3개 이상, 블로킹 3개 이상)도 개인 통산 6차례 달성했다. 가장 최근은 2017-18시즌이던 2017년 12월 25일 대한항공전으로 당시 19점을 올렸고 후위 공격 4점, 서브와 블로킹으로 각각 3점을 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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