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Korea! 대한민국 연령별 대표팀의 도전

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9 14: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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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성인 대표팀에 이어 연령별 대표팀도 국제 무대를 위해 모였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 남녀 U19 대표팀도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한국의 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이다. 성인 대표팀 못지 않은 관심과 응원을 기울여줘야 하는 이유다. 세계대회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를 만나기 위해 <더스파이크>가 한 걸음에 달려갔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밝은 분위기 보여줄 것”


한국 남자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이하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은 제31회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한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주관으로 2년 마다 개최되지만, 제31회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연기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7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중국 청두에서 대회가 열린다. 이 바람에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은 오랜만에 모였다.


한양대 양진웅 감독과 송병일 코치가 이끄는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은 프로 선수를 중심으로 대학생 선수가 포함됐다. 대표팀은 포르투갈, 홍콩, 폴란드와 함께 A조에 속했다. 18개 팀이 조별 예선 리그를 거친 뒤 4개 조의 상위 두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방식이다. 7월 4일부터 호흡을 맞춘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은 완전체로 모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학 선수들은 2023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뒤 합류했고, 정한용은 대만에서 열렸던 AVC 챌린지컵을 끝내고 가장 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수원에서 지내며 여러 프로 팀의 체육관을 빌려서 사용하다 남은 2주 동안 현대캐피탈 숙소에서 마지막 점검을 가졌다. 함께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의 훈련을 지켜 본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하더라. 좋은 성적 내고 올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팀의 대부분 선수가 이미 연령별 대표팀을 경험한 배구 엘리트다. 김선호는 2017년 세계U19선수권대회 4강 주역이다. 정태준과 박태성은 2019 세계U21선수권대회, 박승수, 이현승, 신호진, 정한용, 홍동선은 2018 아시아U18선수권대회, 이윤수와 이준영은 2022 아시아U20선수권대회를 각각 다녀왔다. 그만큼 또래 사이에서도 뛰어난 실력으로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이들은 프로 팀에 일찍 입단하거나 높은 순위로 지명된 공통점도 있다.


김선호-홍동선-신호진은 공교롭게도 최근 3년간 남자부 신인드래프트 1순위 선수다. 주장은 맏형 현대캐피탈 김선호가 맡는다. “청소년 대표팀 이후로 오랜만에 대표팀에 발탁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배구를 하는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처음 달아보는 주장마크에 “부담감도 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후배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 딱히 어려운 부분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이후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2022-2023시즌 신인지명 1순위 신호진은 “뽑히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끼면서 배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신호진은 “청소년 대표팀 때부터 대학 팀까지 같이 한 선수들이 많았기에 호흡을 맞추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처음 함께 운동하는 선수들도 있기에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U18 대표팀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을 함께 경험하고 있는 ‘01즈’(박승수, 이현승, 정한용, 홍동선)도 4년 만에 다시 한 팀으로 뭉쳤다. 이들 가운데 정한용은 또래보다 가장 먼저 성인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성인 대표팀 소속으로 AVC 챌린지컵에 다녀오느라 가장 늦게 합류한 정한용은 “강한 서브를 받으면서 리시브에 자신감도 생겼다. 아직 부족하지만, 더 연습하면 좋아질 거라 기대한다”라고 첫 성인대표팀에서의 활동을 스스로 되돌아봤다.


선배들이 많은 성인 대표팀과는 달리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인 만큼 분위기도 더 밝다. “성인 대표팀에서는 형들도 분위기를 밝게 가져가려고 했지만, 엄청 밝다고는 못 느꼈다. 근데 여기는 대부분이 같은 나이 또래다 보니깐 이야기하는 것부터 장난치는 것도 비슷하다. 운동하면서도 재밌게 하고 있다”라고 정한용은 설명했다.


목표는 우승이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단 만큼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재밌는 플레이를 하면 좋은 성적 기대할 수 있을 거다”라고 다짐했다.

한국 남자배구 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 최종 12인
아웃사이드 히터 김선호(현대캐피탈, 187cm), 박승수(OK금융그룹, 193cm), 정한용(대한항공, 194cm), 홍동선(현대캐피탈, 198cm)
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OK금융그룹, 189cm), 이윤수(경기대2, 199cm)
미들블로커 이율리(중부대4, 196cm), 이준영(한양대2, 197cm), 정태준(현대캐피탈, 200cm)
세터 박태성(인하대3, 189cm), 이현승(현대캐피탈, 190cm)
리베로 송민근(대한항공, 170cm)
 


남자 U19 대표팀
“조직력으로”


6월 14일부터 21일까지 전북 정읍에서 벌어졌던 2023 정읍 내장산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가 끝난 뒤에도 아마추어 선수들의 배구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짧은 휴식을 마치고 곧바로 소집됐다. 이제는 같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 남자 19세이하유스대표팀(이하 남자 U19 대표팀은) 8월 3일부터 1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2023 세계유스U19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 남자 U18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간신히 4위로 턱걸이 했다. 아쉬웠다. 사령탑을 맡은 수성고 김장빈 감독은 “연습량이 많이 부족했다”라고 지난해 대회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는 지난해의 준비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김장빈 감독은 “운동선수 이전에 학생의 신분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으로 갖춰야 할 인성을 먼저 갖춘 뒤 운동선수로의 자질도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해, 운동 시간에 열심히 하지 않은 아이들은 첫 날부터 꾸지람을 많이 했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강조했다. 그는 “작년에 호흡을 많이 맞췄던 아이들이기에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블로킹과 코트 안에서의 분위기만 더 다듬으면 될 것 같아 마지막으로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남자 U19 대표팀은 D조 조별 예선에서 이란, 콜롬비아, 푸에르토리코, 나이지리아를 상대한다. 이들 팀의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사정이 좋지는 않다. 김장빈 감독은 “코로나19로 한동안 연령별 국제대회가 열리지 못해 자료를 거의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도 과거의 기록을 봤을 땐 대진 운이 좋은 것 같다. 주위에서도 괜찮다고 평가해줘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진표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주전 라인업 가운데 아포짓에 변화가 생겼다. 윤경(남성고2, 190cm)이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해 큰 공격을 책임질 전망이다. 김 감독은 윤경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다. 학교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를 맡고 있지만, 뽑을 때부터 아포짓으로 생각하고 선발했다. 순수하고 맑은 선수다. 운동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연습 경기 때마다 공격 성공률이 유일하게 50%를 넘겼다. 블로킹은 아쉽지만, 공격력은 고등학교 선수 중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첫 국제 무대를 앞둔 윤경은 “우리보다 키도 크고 점프도 높은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게 걱정되지만, 설레기도 한다. 다른 나라와 경기를 처음 하는 것인 만큼 재밌게 하고 싶고, 다녀왔을 때 부끄럽지 않고, 팀에 돌아가서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젊은 유망주들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사이 선수들은 많은 발전이 있었다. 김장빈 감독은 “공격력이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반대로 지금은 리시브와 이단 연결이 작년보다 훨씬 좋아져서 깜짝 놀랐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많이 성장한 게 엿보였다. 연습 경기 때도 수비, 리시브는 프로팀 못지 않게 많이 성장한 걸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조직력.’ 올해 남자 U19 대표팀이 강조하는 키워드다. 감독은 “작년에 뽑힌 아이들이 대부분 다시 만났다. 그만큼 손발을 많이 맞췄고, 작년보다 훨씬 많이 좋아졌다. 더 탄탄해진 조직력으로 세계와 대결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19세이하유스대표팀 최종 12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경북체고3, 196cm), 윤서진(수성고3, 195cm), 윤하준(수성고2, 194cm)
아포짓 스파이커 이용재(수성고3, 188cm), 윤경(남성고2, 190cm)
미들블로커 정송윤(순천제일고3, 194cm), 이성진(속초고3, 196cm), 장은석(속초고2, 202cm)
리베로 강승일(대한항공, 172cm), 여광우(송산고2, 175cm)
세터 김관우(천안고2, 195cm), 배준솔(순천제일고2, 194cm)
 


여자 U19 대표팀
“경험과 분위기가 중요”


한국 여자 19세이하 유스대표팀(이하 여자 U19 대표팀)은 8월 2일부터 11일까지 크로아티아에서 진행되는 2023 세계유스U19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출국을 2주 앞두고 최종 12명 엔트리를 선발해 수원에서 마지막 호흡을 맞췄다. 여자 U19 대표선수들은 7월 24일 크로아티아로 출국해 일주일간의 현지 적응을 거친 후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여자 U19 대표팀의 여정은 험난하다. 미국, 폴란드, 일본, 세르비아, 멕시코를 차례로 상대해야 하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에 들어갔다. U18 대표팀에 이어 다시 지휘봉을 잡은 중앙여고 장윤희 감독도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시니어도 상대하기 어려운 나라들”이라고 했지만 “작년 아시아선수권은 제대로 연습도 하지 못하고 나갔음에도 어린 선수들이 경기 내내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즐기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장 감독은 “서브와 리시브가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리시브가 안 됐을 때의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 신장이 큰 외국 선수들을 상대했을 때는 더욱 세세한 부분을 잘 살려야 한다”라며 우리 대표팀 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플레이를 언급했다. 그는 “강한 공격이 왔을 때 수비가 안 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유효 블로킹이 됐을 때, 연타나 페인트 공격에서 수비가 안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여자 U19 대표팀도 지난해 아시아선수권과 비교했을 때 라인업에 변동이 생겼다. 주전으로 뛰었던 세터 서채현(선명여고3, 175cm)과 아웃사이드 히터 전다빈(중앙여고2, 176cm)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김세빈(한봄고3, MB, 188cm)이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팀에 늦게 합류했고, 유가람(제천여고3, L, 168cm)은 최근까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선수들의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프로입단을 눈앞에 둔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배구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장윤희 감독은 “선수들이 절실함도 생겼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라고 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을 치른 게 큰 도움이 됐다. 감독은 “국제 경험이 없던 만큼 클러치 상황에서 많이 긴장했다. 태국과 3-4위 결정전에서도 5세트까지 가면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고비를 넘기면서 시상식에 나갈 수 있었다. 그만큼 국제대회 경험과 팀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역시 분위기를 강조했다.


“작년에는 첫 국제무대였던 만큼 시행착오를 격었다. 하지만 이번엔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만큼 코트 안에서 위기가 와도 잘 풀어갈 수 있을 거다”라고 기대감도 덧붙였다.


장윤희 감독은 “작년에 ‘빙고맨’이라는 유튜버가 우리와 동행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선수들에게 긍정적이었다. 경기를 하면서 흥이 나고 선수들이 많이 웃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밝고 재밌게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그는 “경기 결과야 아쉬울 수 있겠지만, 무의미한 경기보다는 안에서 모든 걸 쏟아내줬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여자 19세이하유스대표팀 최종 12인
아웃사이드 히터 곽선옥(일신여상3, 179cm), 이주아(목포여상2, 182cm), 전수민(근영여고3, 177cm)
아포짓 스파이커 백채희(중앙여고2, 177cm), 신은지(선명여고3, 176cm)
미들블로커 김세빈(한봄고3, 188cm), 배채은(근영여고2, 180cm), 이지윤(중앙여고1, 188cm)
세터 김다은(목포여상2, 179cm), 박수빈(포항여고3, 176cm)
리베로 유가람(제천여고3, 168cm), 정수지(한봄고3, 165cm)

 

 

글_김하림 기자

사진_박상혁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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